2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ㆍ기아차는 9월 한 달간 미국 시장에서 9만3,105대를 판매해 지난해 같은 기간(1만8,130대)보다 13.9%나 줄었다. 올해 들어 가장 저조한 판매량이며 전년 동월 대비 감소세가 두자릿수를 기록한 것도 지난 2009년 8월(15.0%) 이후 4년1개월 만이다.
내수 경기가 위축되면서 미국 전체 자동차 시장의 9월 판매량이 4.4% 감소했다는 사실을 감안하더라도 현대ㆍ기아차의 이 같은 판매 급감은 다른 경쟁 업체와 비교할 때 더욱 두드러진다.
전년 동월과 비교한 지난달의 판매 감소율이 현대ㆍ기아차보다 큰 업체는 볼보(-15.9%)와 미쓰비시(-16.7%) 두 곳뿐이었다. BMW와 포드 등의 경쟁사는 오히려 8.3%, 5.7% 등의 성장세를 보였다.
이처럼 현대ㆍ기아차가 지난달 내수 시장에 이어 미국 시장에서도 별 다른 재미를 보지 못한 것은 노조의 파업 여파가 그대로 판매량에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다.
실제로 현대ㆍ기아차의 경우 지난 한 달 파업에 따른 물량 부족으로 미국 시장 내에서의 재고일 수가 48일에 그쳤다. 반면 크라이슬러ㆍ포드ㆍGM 등은 재고일 수가 62~68일이나 됐으며 업체별 평균 역시 현대ㆍ기아차보다 6일 많은 54일에 달했다.
현대ㆍ기아차 관계자는 "8~9월 보름간 이어진 노조의 파업으로 수출 물량에 차질이 생기면서 그 여파가 미국 실적에 영향을 미쳤다"며 "이달 중 기아차 쏘울의 미국 출시를 계기로 한층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판매 회복을 꾀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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