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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십자각] 투표의 마법

오는 19일 치러지는 17대 대통령 선거에 감동과 흥미를 찾아 볼 수 없다. 투ㆍ개표를 9일 앞두고 찬 공기 속에 후보들의 선거유세 경쟁은 뜨겁지만 정작 유권자들의 표심은 싸늘하다. 유세현장에는 유권자의 호응은 없고 후보들의 포효와 장광설, 선거 운동원들의 구호와 율동만 가득하다. 대선 때만 되면 선거 판세와 전망이 식사나 술자리의 최대 화제가 돼 선거 막바지로 갈수록 열기가 고조되지만 최근에는 그 반대현상이 보여지고 있다. “이번에는 정말 찍을 후보가 없다”는 사람이 많아 유권자의 기권율이 역대 어느 선거보다 높을 것으로 우려된다. 특히 이번 대선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는 이명박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가 이회창 무소속 대통령 후보, 정동영 대통합민주신당 대통령 후보 등 2위권과 지지율을 더블스코어 이상으로 벌리면서 대세론을 형성, 벌써부터 “이번 선거는 끝났다”는 얘기도 들린다. 선거에 대한 유권자의 냉담은 무엇보다 정치 공급자가 될 후보나 정당이 소비자인 유권자를 배려하는 의식이 부족한 탓이다. 정작 유권자의 표심을 사야 할 입장에 있는 사람들이 정치 공학적이고 자신들의 이해득실만을 따지는 사고ㆍ행동과 유권자의 관심사와 동떨어진 선거캠페인 등으로 선거 무관심을 부채질하고 있다. 선거구도의 변화를 꾀하는 원칙 또는 명분 없는 이합집산과 후보단일화, 격렬한 네거티브공방 속 정책선거 실종, 박진감 넘치는 후보 합동 TV토론 부족 등이 유권자들을 선거판 밖으로 내몰고 있다. 이명박 후보는 자신의 부부가 살 집을 제외한 300억원 정도의 모든 재산을 대선 당락에 상관 없이 사회에 헌납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는 ‘노블레스 오블리주’라기보다는 자신의 ‘대세론’을 확실히 굳히려는 포석으로 보여 떨떠름하다. 정동영 후보는 검찰수사 결과 ‘BBK사건’이 ‘헛방’으로 결론 났지만 ‘음모론’을 제기하며 공세의 고삐를 놓지 않으려 하고 있다. 지난 2002년 대선 때 결정적으로 승부를 갈랐던 ‘김대업의 병풍(兵風)사건’처럼 ‘한방’의 추억에 사로잡혀 있는 것 같아 안타깝다. 유권자가 정치 소비자로서 잘못된 선거관행을 고치고 정당한 권리를 보장받는 방법은 투표권 행사다. 선거혁명을 이루는 마법으로 투표장을 찾아 소중한 한 표를 던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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