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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11월 7일] 국회 결석에 '초당적 협력'하는 금배지들

“빈 공연장에서 혼자 원맨쇼 하는 기분입니다.” 최근 국회 본회의장에서 대정부질문에 나섰던 한 민주당 의원이 기자와 차를 마시면서 이야기를 나누다 털어놓은 푸념이다. 국회가 지난 3일부터 대정부질문을 개시했지만 본회의장은 연일 빈 의석들로 썰렁하다. 여야 가릴 것 없이 많은 의원들이 오후만 되면 자리를 뜨는 탓이다. 중요한 국정현안에 대해서는 번번이 대립해온 여야가 본회의 결석에는 그야말로 ‘초당적 협력(?)’을 하고 있다. 이것도 모처럼의 여야 화합이라고 해야 할지 쓴웃음이 나온다. 결석 레이스에 동참한 금배지들은 무슨 중차대한 일을 하고 있었던 것일까. 의원회관을 돌아다니며 “의원님 오늘 바쁘신가 봐요”하고 기자가 물으면 “중요한 지역구 일정 때문에….”라며 말끝을 흐리는 보좌관들의 답변들이 이어졌다. 지난달 20일간의 국정감사로 미뤄왔던 지역구 관리를 위해 많은 의원들이 국회 일정을 빼먹고 있는 것이다. 간혹 중요한 당무나 정책 회의에 참석해야 해 부득이하게 본회의에 빠지는 금배지들도 있지만 해당 회의가 끝난 뒤 여전히 본회의장으로 돌아가지 않는 경우도 눈에 띄었다. 국회가 사무처 의사과 직원들을 본회의장에 상주시켜 출석을 체크하면서 의원들의 참석을 독려하는 공지 메시지를 보내고 있지만 결과는 소 귀에 경읽기다. 한나라당의 한 초선 의원은 기자에게 “되도록 본회의에 끝까지 남아 있으려고 노력을 하는데 동료 의원 한 명이 ‘한가해? 불러주는 데도 없나 보지?’하고 비아냥거려서 황당했다”고 전하기도 했다. 18대 국회의원들이 당선 반년 만에 심각한 기강해이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여야가 최근 ‘상시국회’ ‘상시 국정감사’ 시스템 도입을 검토 중이다. 지금처럼 정기국회 100일, 국정감사 20일로 의정 활동 기간을 제약해 놓은 상황에서는 적기에 깊이 있는 국정 감시가 어렵기 때문이다. 하지만 100일 정기국회마저도 의원들의 출석 저조로 부실하게 운영되고 있는데 상시국회를 연다고 국회가 제대로 일을 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상시국회 도입도 중요하지만 그 이전에 현재의 운영체제라도 충실하게 지키는 노력이 선행돼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여야 지도부가 출석률이 저조한 의원들에 대해 최고위원 등 주요 당직 진출에 제약을 주거나 차기 총선 예비후보 선정 과정에 페널티를 주는 등 강력한 기강단속 의지를 보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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