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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8월 3일] 4대강 살리는 막여과 기술

오헌승(한국화학연구원 원장)

우리나라 연평균 강수량은 1,245㎜. 세계 평균의 1.4배 수준이다. 하지만 인구밀도를 기준으로 보면 상황은 달라진다. 1인당 강수량이 연간 2,591㎜로 세계 평균의 8분의1에 불과하다. 유엔환경계획(UNEP)이 우리나라를 물부족 국가로 분류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강수량이 많은 우리나라가 왜 물부족 국가인지 의문점도 해소된다. 하천유입오·폐수처리해방류
우리나라는 지난 겨울과 올봄에도 강원도 지역을 중심으로 극심한 가뭄을 겪었다. 우리나라 수자원은 소중한 국가자산이고 수자원관리는 국가경쟁력의 중요한 잣대가 된다. 섬나라 싱가포르에는 수자원을 공급하는 강이 없다. 대신 강수량과 저수지는 많으나 싱가포르 인구가 사용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그래서 싱가포르는 인접국인 말레이시아에서 물을 수입해 사용한다. 싱가포르는 물 수입가 때문에 말레이시아와 잦은 마찰을 겪어 물 수입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하수를 식수로 쓰는 방안을 적극 추진했다. 하수를 정화해 식수로 만들기 위해서는 분리막 기술이 필수적이다. 싱가포르는 분리막 기술 연구에 집중 투자하며 지난해 물 수요량의 15%까지 하수 정화수로 공급하기에 이르렀다. 분리막 기술은 싱가포르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각광받고 있다. 2차대전 이후 유럽의 오염된 강물을 정화하고 하천에서 식수를 공급하기 위해 급속히 발전해온 막여과(膜濾過) 기술은 현재는 막소재의 정수성능 개량과 함께 각종 오ㆍ폐수 처리 공정에도 도입돼 있다. 미국ㆍ유럽ㆍ일본 등에서는 이미 1990년대 이후 새로운 수(水)처리 기술이 개발돼 하루 수십만톤 규모의 플랜트 수십개가 가동되고 있다. 국내는 이제 도입기다. 4대강 살리기 사업에서도 하천에 유입되는 오ㆍ폐수를 처리해 방류하는 과정에서 정화가 필요하다. 또한 강둑과 강하구를 재정비하고 담수호 등을 건설하는 과정에서 강바닥의 퇴적물을 깊이 파낼 때 유해 중금속과 독성ㆍ유기성 물질이 발생한다. 4대강의 생태하천이라는 자연정화기능을 살리기 위해 오염물질을 시급히 정화해야 한다. 이렇게 오ㆍ폐수를 정화하고 퇴적물 오염문제를 완화하면서 산업용수 및 식수를 공급하는 기술 중 대표적인 것이 막여과 기술이다. 수처리용 막여과 기술은 여러 가지가 있는데 이중 역삼투막, 나노여과 막여과기술은 물분자만 통과할 수 있는 작은 기공을 얇은 막 표면에 무수하게 만들어 물보다 크기가 큰 중금속 이온과 유기용매를 제거하는 것이다. 한외여과막ㆍ정밀여과막은 기공크기가 이온크기보다 크게 제조돼 대용량을 급속히 처리하는 데 적합하다. 따라서 바이러스나 대장균ㆍ녹물 등을 제거하고 중금속이나 유기용매가 포함되지 않은 깨끗한 물처리가 가능하다. 우리나라에도 관련 기술은 충분하다. 20여년간 첨단 막소재와 화학공정시스템 기술 연구가 진행돼왔고 1990년대 초에는 수처리용 정밀여과용 중공사막 필터와 초미세 다공성 활성탄 흡착제 제조 원천기술 개발에도 성공했다. 현재는 막오염이 없는 고분자 및 금속계통의 소재를 이용한 평막과 중공사 정밀여과 및 오염방지 나노여과필터, 중금속 제거용 고분자 이온교환막, 녹조방지용 자성입자 응집제 이용 급속처리기술, 녹조방지용 친환경 약품 및 살조 기능의 수생식물 등의 기술개발이 추진되고 있는 정도다. 이미 보유기술이 세계적 수준에 이르러 글로벌 시장에서도 경쟁할 만하다. 이러한 첨단 분리막 기술은 4대강 살리기 사업에도 적용할 수 있다. 자연 정화 기능 살리는데 도움
첨단 막여과 기술과 시스템 기술은 4대강의 오염된 물이 썩지 않고 정화되는 데 필요한 역할, 즉 음식물이 부패하지 않고 발효가 잘 되도록 도와주는 ‘소금’ 같은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첨단 화학기술이 적용된 4대강 살리기 사업으로 지구온난화로 위협받는 자연생태계를 보호하고 고갈되지 않는 수자원을 확보하며 21세기 찬란한 과학ㆍ문화 및 관광 선진국 진입이라는 새로운 역사의 지평이 열리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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