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화재의 여오현이 이제 ‘현대맨’이 됐다. 그는 FA로 삼성화재 전통의 라이벌인 현대캐피탈에 새 둥지를 틀었다.
한국배구연맹(KOVO)는 20일 오후 자유계약선수(FA)2차 협상결과를 발표했다. 그 결과 1차 협상에서 원 소속팀 삼성화재와 합의점을 찾지 못한 여오현이 2차 협상에서 현대캐피탈로의 이적을 결심했다고 밝혔다. 현대캐피탈이 여오현에게 적극 구애를 펼친 것으로 알려졌다. KOVO에 따르면 계약기간은 3년, 연봉은 2억 9,000만원이다. 여오현은 “삼성화재에서 내 조건을 최대한 맞추려고 노력했지만, 내 기대에는 미치지 못해 이적을 결심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여오현은 2000년 3라운드 1순위로 삼성화재에 입단한 선수다. 삼성화재는 그와 함께 팀의 6연패를 달성했다. 여오현을 비롯해 석진욱, 고희진 등 노장들의 활약이 없었다면 지금의 삼성화재가 있기는 힘들었을 것이라는 평가도 있다. 여오현은 수상경력 역시 화려하다. 2005 시즌 V리그 리베로상을 받았고 이어 2005시즌에서 2007시즌까지 두 시즌 연속 V리그 수비상을 수상했다. 그는 2009-2010시즌 또 한 차례 수비상을 받았다. 그는 몸을 아끼지 않는 수비 해 ‘허슬 플레이’의 대명사로 유명하다. 국내경기뿐 아니라 국제대회에서도 맹활약을 펼쳐 ‘월드리베로’라는 별명도 얻었다.
현대캐피탈은 매 시즌 화려한 공격력을 갖추고도 늘 수비불안으로 번번히 중요한 고비를 넘지 못하는 것이 약점으로 지적됐다. 이번 시즌 현대캐피탈은 여오현을 영입함으로써 수비불안을 다소 해결할 수 있을 전망이다. 현대캐피탈은 최근 김호철감독의 복귀소식도 알렸다. 김호철 감독은 2003년말 현대캐피탈 감독으로 부임해 2005-2006시즌, 2006-2007시즌 V리그 우승을 이끌며 삼성화재의 독주체제를 깼다. 현대캐피탈은 올 시즌 김호철 감독을 다시 불러들이고 FA로 대어를 들어올림으로써 배구 명가 현대캐피탈의 부활을 기대하고 있다.
여오현은 “배구의 새로운 도전을 시작했다”며 “새 팀에서 재평가 받고 싶은 만큼 최선을 다해 현대캐피탈의 우승에 일조하겠다”며 당찬 포부를 밝혔다. 또한 그는 “삼성화재에서 소중하고 행복했던 기억이 많다”며 “13년 동안 신치용 감독님께 많은 것을 배웠다”며 감사의 인사를 전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한편, 여오현을 놓친 삼성화재는 대신 이강주(우리카드)를 잡았다. 이강주는 연봉 2억 8,000만원에 삼성화재와 도장을 찍었다. 그는 2005년 삼성화재 입단 후 2008년 우리캐피탈의 선수 지원을 위환 확대 드래프트 때 이적했다가 8년 만에 친정팀으로의 복귀를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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