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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주택시장 고사 방관하는 정치권


동탄2신도시는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되는 지역이다. 건설사들은 상한선을 약간 밑도는 선에서 분양가를 책정하지만 심의 금액보다 현저히 낮은 값을 매기기도 한다. 미분양에 대한 두려움 때문이다. 터무니없는 가격을 매기면 어김없이 미분양으로 되돌아온다는 것을 주택 시장 침체가 시작된 2009년 이후 뼈저리게 경험했다. 이달 6~7일 진행된 동탄2신도시 3차 동시분양에서 건설사들은 분양가 심의 금액보다 수십만원가량 저렴하게 가격을 매겼지만 평균 청약 경쟁률 0.8대1이라는 저조한 성적표를 받아들고 망연자실해하고 있다.

경칩이 지나고 봄이 성큼 다가왔지만 주택 시장은 여전히 엄동설한이다. 침체된 수도권 주택 시장에서 그나마 선방해온 동탄2신도시마저 된서리를 맞았다. 긴 불황의 터널을 지나고 있는 건설업계는 오매불망 봄을 기다려왔다. 새 정부가 비정상적인 주택 시장을 제자리로 돌려놓기 위한 대책을 내놓으면 침체 터널을 빠져나올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다. 정치권에도 주택 시장을 살릴 수 있도록 불필요해진 규제를 완화해줄 것을 거듭 읍소해왔다. 집값이 다락같이 올랐던 2000년대 중반에 도입됐던 분양가 상한제나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같은 것이다.

주택ㆍ부동산 업계의 기대는 이내 실망으로 바뀌었고 이제는 실망을 넘어 절망한다. 말라죽어가던 주택ㆍ부동산시장이 뿌리 채 뽑힐 지경에 이르렀는데도 정치권은 태연자약이다. 취득세 감면 조치를 6개월 연장하기로 합의해놓고도 보름째 처리를 미루고 있다. 부동산 침체기에 불필요한 규제라는 지적을 받는 분양가 상한제를 폐지 또는 탄력 운영하자고 정부와 주택ㆍ건설업계가 줄기차게 요청했지만 귓등으로도 듣지 않던 정치권은 이제서야 찬반토론회를 여는 등 부산을 떨고 있다.



민생은 뒷전이고 정쟁에 골몰하는 정치권의 행태가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지만 여기저기서 곡(哭)소리가 들리는데도 강 건너 불구경하듯 쳐다보고만 있으니 답답할 노릇이다. 주택 거래가 급감하면서 중개업자들이 별무 소득이고 이사ㆍ인테리어 업자들도 큰 타격을 받고 있다. 이들 모두 정치권이 그토록 아낀다는 중산층과 서민들이다. 주택ㆍ부동산 시장이 더 망가지기 전에 정치권이 제 역할을 해야 한다. 더 이상의 직무유기는 곤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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