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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대중국 FTA협상 배짱으로 대해야

우리나라와 중국이 자유무역협정(FTA) 협상 개시를 공식 선언했다. 중국은 우리의 최대 교역국이다. 수출의 경우 중국 비중이 미국과 유럽연합(EU)을 합한 것보다 많다. 한중 FTA가 이뤄질 경우 그 파급력이 한미 FTA, 한ㆍEU FTA를 훨씬 넘어선다는 의미다. 그만큼 빛과 그림자의 골이 커지니 그 어떤 나라와 상대할 때보다도 신중에 신중을 기해 협상에 임해야 한다.

무엇보다 중국은 미국ㆍEU와 달리 선진국이 아니라는 사실에 유의해야 한다. 제도나 상거래 관행의 객관성과 투명성이 떨어진다. 또 복잡한 통관절차, 수입제한, 반덤핑, 지적재산권, 정부조달, 상계조치 등 수많은 내적 장애물들이 있다. 중국의 비관세 장벽을 얼마나 깨뜨릴 수 있느냐가 한중 FTA 협상의 성패 관건이다.

중국 각 성마다 관세 등 세금제도와 통관절차가 다르다는 것도 보통 골칫거리가 아니다. 중앙정부 차원에서 비관세 장벽을 철폐하기로 합의했어도 집행은 각 성의 소관이다. FTA를 체결한다 해도 각 성의 법체계와 제도, 상거래 관행이 제대로 따라가줄지 의문이다. 집행 현장에서의 실제 작동 여부도 회의적이다. 인력이동 부분도 만만히 볼 게 아니다. 각종 자격증의 상호인정 범위를 확대할 경우 우리의 실업 문제가 심각한 마당에 중국 인력까지 대거 몰려올 수 있다.

한중 FTA로 중국이 우리에게서 누릴 관세철폐 등의 혜택은 즉각적이고 가시적인 반면 우리가 중국에서 누릴 수 있는 효과는 불명확하고 관망적이라는 지적이 많다. 가뜩이나 심화하고 있는 대중국 경제의존도가 더욱 커지는 것도 문제다. 이미 중국 경제가 기침하면 우리는 독감에 걸리는 수준이다.



정치외교적으로는 중국이 한반도 안보 문제에서 북한을 압박하고 한국에 더 협조하게 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하지만 이미 중국은 우리나라의 최대 교역국이고 중국 입장에서 우리는 3대 교역국이다. 그럼에도 중국과 북한의 혈맹관계는 여전하다. 중국의 외교적 지원 역할은 우리의 희망사항에 그칠 수 있다는 얘기다.

결국 우리가 조급하게 서두를 이유가 없다는 결론에 이른다. 우리의 기대 수준과 범위에 못 미칠 경우 언제라도 깰 수 있다는 각오로 임해야 한다. 급한 것은 우리가 아니고 중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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