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ㆍ11 총선이 불과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이때까지도 표심 향방을 전혀 알 수 없는 초접전지 후보들의 속은 새카맣게 타들어간다. 해당 지역구의 상징성이 남다른 지역 후보들은 더욱 그럴 것이다. 남은 기간 밤잠을 반납하고 선거전에 나설 수밖에 없는 살얼음판 상징 지역 5곳을 살펴봤다.
정치 풍향계 가늠자 역할
◇서울 종로='정치 1번지'라는 상징성 때문에 매번 스포트라이트를 받아왔던 이 지역은 이번 4ㆍ11 총선에서 '홍사덕 vs 정세균'의 빅매치가 형성되면서 이번 총선에서 가장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6선 의원 출신이자 박근혜 선거대책위원장의 정치적 동지라 불리는 홍사덕 새누리당 후보와 참여정부 시절 산업자원부 장관을 지낸 4선의 정세균 민주통합당 후보 간 맞대결 결과는 향후 정국 풍향계가 어떻게 흐를지에 대한 가늠자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홍 후보는 지난 8일 자정부터 공식 운동 마감 시한인 10일 자정까지 72시간 '논스톱 유세'에 들어갔다. 정 후보도 같은 기간 'MB(이명박 대통령) 심판 100곳 유세전'에 돌입, 남은 기간 종로 선거구 100곳을 훑으며 마지막 표심 잡기에 나섰다.
현역 일꾼 VS 진보 스타
◇경기 고양덕양갑=18대에 이어 손범규 새누리당 후보와 심상정 통합진보당 후보가 2차전을 벌이는 지역이다. 하지만 단순한 '리턴매치'를 넘어 야권연대 단일화의 파급력을 상징적으로 보여줄 수 있다는 점에서 이목이 쏠린다. 18대 당시에는 후보단일화 없이 통합민주당(현 민주통합당) 후보가 11.54%를 득표하면서 심 후보가 손 후보에게 5.83%포인트 차로 낙선했다. 현역 일꾼론의 손 후보와 진보 스타 심 후보 간 맞대결 결과에 따라 총선 이후 정국에서의 야권연대가 얼마나 위력을 발휘할지 여부가 판가름 난다.
부산·경남 승패 바로미터
◇부산 부산진갑=후보 세명의 지지율 격차가 겨우 '0.1%포인트' 차다. 나성린(23.4%) 새누리당 후보와 김영춘(23.6%) 민주통합당 후보, 정근(23.5%) 무소속 후보가 나선 부산 부산진갑은 여론조사 공표 기간 직전 한 언론사가 실시한 조사에서 불과 0.1%포인트의 대혼전 양상을 보였다.
당 정책위 부의장 출신의 경제통 나 후보와 고(故) 노무현 대통령의 정치적 동지 김 후보, 부산 토박이론을 내세운 정 후보 간 '죽음의 레이스'. 그 결과는 부산ㆍ경남(PK) 지역 승패의 향배를 결정할 바로미터다.
여당 입성 허락할까
◇광주 서구을=소선거구제가 도입된 1988년 이후 단 한번도 새누리당 깃발을 허락하지 않은 광주 지역. 19대 총선에서 그 첫 역사가 쓰여질지 서구을에 온 이목이 쏠린다. '박근혜의 입'으로 통하는 이정현 새누리당 후보가 비록 오차범위 내이기는 하지만 오병윤 통합진보당 후보를 각종 여론조사에서 앞서면서 4ㆍ11 총선 최대 관심지역으로 부상했다.
통합진보당 역시 광주 지역 입성을 하지 못했던 것은 새누리당과 마찬가지. 오 후보의 당선 역시 광주 내 첫 진보정당의 진출이라는 초유의 사건으로 기록될 예정이다.
이 후보는 "광주에서 단 한 곳만이라도 붉은 꽃(새누리당을 지칭)을 꽂아달라"고, 오 후보는 "민주화의 상징 광주에서 새누리당 후보는 아직 당선될 상황이 아니다"라고 역설하고 있다.
선진당 사즉생 각오
◇충남 논산계룡금산=충청 지역을 기반으로 하는 자유선진당은 '사즉생'의 각오로 4ㆍ11 총선을 임하고 있다. 해당 지역에서의 지역주의 성향이 급격히 쇠퇴하면서 선진당으로서는 존폐의 기로에 놓였다.
총선 이후 선진당의 진로는 충남 논산계룡금산이 그 키를 쥐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당의 간판이라고 할 수 있는 이인제 후보가 나서 이창원 새누리당 후보와 김종민 민주통합당 후보 간 힘겨운 3자 대결을 벌이고 있다.
특히 김 후보는 참여정부 시절 청와대 대변인을 지냈고 2010년 안희정 충남지사 당선과 함께 정무부지사를 지냈다. 2002년 대선 당시 당내 경선에서 노무현 후보에게 패한 이인제 후보는 이번 총선에서는 친노 세력을 상대로 자기 자신은 물론 당의 운명까지 책임져야 하는 위치에 놓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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