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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냉키 판단오류' 논란 커진다

"주가하락에 조급한 금리인하 시장 왜곡"

지난주 벤 버냉키(사진)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이 내린 긴급 금리인하 조치를 두고 그의 조급한 시장상황 판단에 대한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FRB가 주가가 하락할 때마다 너무 쉽게 흥분하고 주가부양을 위해 너무 쉽게 금리를 인하하면 시장을 왜곡시킬 수 있다는 지적이다. 뉴욕 월가에선 이른바 과거 ‘그린스펀 풋(Greenspan Put)’과 마찬가지로 ‘버냉키 풋(Bernanke Put)’이 형성된 것 아니냐는 비판이다. 이는 주식시장에서 주가 급락에 대비하기 위해 미래의 특정 시점에 정해진 가격에 주식을 팔 수 있는 권리인 ‘풋 옵션(Put Option)’에서 따온 말이다. 주식시장이 급락할 때마다 FRB가 금리인하를 통해 시장을 부양할 것이라는 믿음이 투자자들 사이에 널리 퍼져 있는 것을 말한다. 그러나 FRB에 대한 맹목적인 기대감은 때론 부작용으로 나타난다. 모건스탠리의 리처드 버너 이코노미스트는 “지난주 글로벌 증시 폭락의 원인이 프랑스 소시에테제네랄(SG) 은행의 사기거래 사건 때문이었다는 사실이 드러난 후 새로운 ‘버냉키 풋’이 나타났다는 생각들이 확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30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FRB가 금리를 인하하지 못한다면 스스로 상황 판단에 대한 오류를 인정하는 셈이 된다. 또 만일 금리를 인하한다면 또다시 버냉키 풋에 대한 논란이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어떤 경우에도 주가 급락에 과도하게 대응했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월가에서는 FRB의 향후 금리정책 방향에 대해 의견이 분분하다. 한쪽에서는 그 동안 FRB의 조치가 너무 늦은감이 있었다며 이제라도 금리를 대폭 인하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반면 또 다른 쪽에서는 FRB는 금리인하에 신중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레이 페어 예일대 경제학과 교수는 “FRB는 증시가 아니라 경제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며 “버냉키 의장은 이제라도 인플레이션을 감안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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