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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11월 5일] 영화관의 진화

가로 31.38m에 세로 13m. 아파트나 사무실이 아니다. 지난 9월 영등포 타임스퀘어에 개관한 스타리움관 스크린의 넓이다. 407㎡의 하얀 스크린이 객석을 바라보고 있는 모습을 보노라면 영화관에 들어서자마자 기가 눌린다. 이 거대한 영화관은 9월 세계 최대 스크린으로 기네스북에 등재됐다. 기존에 세계 최대 스크린으로 등재됐던 뉴질랜드'호이츠 실비아 파크 시네마'스크린보다 무려 9.5평이나 더 크다. 4일에는 곧 개봉하는 재난영화 '2012'의 시사회가 이곳에서 열렸다. 대형 스크린에서 뿜어내는 지진ㆍ화산폭발ㆍ쓰나미 등 온갖 종류의 재난은 관객의 신경을 자극하기에 충분했다. 영화의 스펙터클과 영화관의 스펙터클이 물 만난 고기처럼 맞아 떨어졌다. 우리나라 영화관들은 세계에서 손꼽을 정도로 놀라운 기술을 자랑하며 급속히 진화하고 있다. 멀티플렉스들은 세계 최대 스크린을 만들고 최고의 음향기술을 도입하며 심지어'4D 영화관'이라는 이름으로 움직이는 의자와 특수효과를 도입해 영화를 재구성하기도 한다. 이 같은 영화관의 진화는 관객으로 하여금 영화를 최고의 '놀이'로 즐기도록 도와 극장은 관객을 더 모으고 관객들은 새로운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윈윈 효과를 거두고 있다. 다만 세계 최대 스크린이, 움직이는 의자와 특수효과가 영화 본연의 감동을 더하고 영화 발전에 기여할지는 의문이다. 할리우드에서는 한때 '스필버그가 할리우드를 망쳤는가?'라는 질문이 화두였던 적이 있었다고 한다. 그가 만드는 영화적 재미가 할리우드를 볼거리만 양산하는 영화산업으로 전락시킨다는 우려 때문이었다. 우려가 현실로 드러나듯 올해 할리우드는 '지.아이.조' '트랜스포머2' '2012' 등 화려한 스펙터클과 실망스런 작품성이 결합된 영화들을 잇따라 내놓았다. 우리나라 관객들의 영화에 대한 애정은 아직 높다. 하지만 가벼운 코미디나 대작 영화들에만 관객이 쏠렸던 올해 우리나라의 영화시장을 볼 때, 영화관의 진화가 '유희의 영화'만 양산시키는 결과를 낳지는 않을지 우려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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