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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총수들 '현장경영'
입력2001-07-31 00:00:00
수정
2001.07.31 00:00:00
영업·생산·서비스현장 누비며 불황 뚫기대기업 총수들이 '현장경영'에 나서고 있다. 하반기 경영전망이 극도로 불투명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이건희 삼성, 구본무 LG, 손길승 SK, 정몽구 현대차 그룹 회장 등은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영업, 생산, 서비스 현장을 누비면서 기업의 경쟁력을 높이는데 총력을 다하고 있다.
경제전문가들은 "시장환경이 글로벌 경쟁, 무한 경쟁으로 치닫고 있어 총수와 CEO들이 차지하는 비중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면서 "현장경영이 IMF 경제위기 이후 급격하게 약해지고 있는 직원들의 회사에 대한 로열티를 높이고 기업의 경쟁력을 높이는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가장 활발히 현장경영 활동에 나서고 있는 총수는 정몽구 회장. 지난해말 중국을 필두로 연초에 몽골, 미국, 유럽 등 주요 수출시장을 잇따라 방문했다.
두세달간의 해외 현장 방문거리는 무려 지구를 한번 돌고도 남는 거리. 정 회장은 현대차 그룹에 속해있는 계열사 방문도 거르지 않고 있다.
자동차 냉연 강판 문제로 포철과 분쟁을 겪은 바 있는 현대하이스코 전남 율촌 공장을 찾아 품질 개선을 강조했고 기아자동차 소하리 공장을 새벽에 전격 방문하는 등 계열사에 대한 점검도 빠뜨리지 않고 있다.
이건희 삼성 회장은 지난달초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총회에 앞서 유럽지역의 사업장을 직접 돌아봤으며 사이버 아파트 건설현장을 직접 방문하는 등 중요한 산업현장을 직접 챙기고 있다.
특히 이 회장은 삼성전자의 2ㆍ4분기 영업이익이 1ㆍ4분기보다 63%나 감소하는 등 계열사의 실적이 눈에 띄게 나빠지면서 한계 사업 정리와 10년 후 미래 사업 발굴 등을 독려하고 있다.
구본무 LG 회장도 대외 활동을 아예 중단하고 현장경영에 몰두하고 있다. 구 회장은 최근 구미 플라즈마디스플레이패널(PDP) 공장 준공식, 고객관계관리(CRM) 대회 등 내부 행사는 대부분 직접 챙기고 있으며 한달에 한번꼴로 열리는 LG전자ㆍ화학의 이사회에도 빠짐없이 참석하고 있다.
손길승 SK 회장은 최근 'SK 북한산시티 아파트'건설 현장을 직접 방문, "고객 입장에서 내집을 짓는다는 생각으로 공사해 달라"고 주문했으며 지난달에는 98년 회장 취임후 33개월만에 처음으로 울산 공장을 방문, 현장 관계자들을 격려했다.
한편 재벌 2, 3세들도 '현장 배우기'는 꼭 거쳐야 하는 '덕목'이 되고 있다. 능력으로 평가받는 준비된 경영인이라는 이미지 메이킹인 셈이다.
정몽구 회장의 외아들인 정의선씨(31)는 수년간 현대차에서 구매, 기획 업무 등을 숙지한 바 있으며 향후 판매 부문에 대한 업무도 챙기는 등 착실한 현장경영수업을 밟고 있다.
최인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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