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이 대표적인 포퓰리즘 정책으로 꼽히는 반값 등록금 추진에 대해 “반박 성명을 내겠다”며 반대 의사를 분명히 했다. 또 한나라당의 법인세 감세 철회와 기름값 인하 연장에 대해서도 동의할 수 없다고 밝혔다. 허 회장은 21일 서울 그랜드인터컨티넨탈호텔 오키드룸에서 열린 출입기자단 간담회에서 “포퓰리즘하는 사람들이 즉흥적으로 정책을 만든다”며 “우리(GS그룹)도 종업원들에게 자녀 등록금을 다 대주고 있는데 반값하면 좋다. 그렇다고 그거 찬성해야 하겠느냐”라며 문제점을 지적했다. 그는 “토론과정에서 정제될 것이라 생각한다”며 “경제계 의견을 제대로 내겠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허 회장은 한나라당이 현 정부의 공약인 법인세 인하가 부자 감세라며 백지화 움직임이 가시화되고 있는 데 대해 “(법인세 인하를 해서) 기업의 투자재원이 많아지면 일자리 창출, 고용 창출하게 된다”며 “(감세를 안해 나라의) 재원을 마련할 것이냐, 일자리창출을 할 것이냐는 선택의 문제니까 (한나라당 의원들이) 선택하면 될 것이다”이라고 말했다. 이는 당초 계획했던 법인세 인하를 실행해 기업들의 투자를 늘리고 고용창출을 유도해야 한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허 회장은 또 중소기업적합업종과 관련, “중소기업적합업종은 중소기업이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해야지 무조건 도와준다면 자생력이 안 생긴다”며 “동반성장위원회도 우리 중소기업들이 세계로 나갈 수 있도록 경쟁력을 키울 수 있는 방안을 정책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는 “중소기업적합업종에 맞는 게 있지만 중소기업이 하면 안되는 업종에 대해서는 코멘트를 하겠다”고 덧붙였다. 허 회장은 그러나 “초과이익공유제는 구체적인 게 없어서 말하기 곤란하다”고 입장표명을 유보했다. 정부가 기름값 인하를 강제한 데 대해서는 “고통분담 차원에서 기업도 어느 정도 분담할 수 있으면 참여해야 한다”며 “대한민국이 있어야 기업이 있다. 고통분담 차원에서 일부 참여하고 있다고 이해해달라”고 긍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허 회장이 지주사 회장으로 있는 GS는 정유사인 GS칼텍스를 주력 자회사로 갖고 있다. 그러나 7월10일로 끝나는 리터당 100원의 기름값 인하를 연장하겠느냐는 질문에는 “정유사가 1.4분기에 손실을 봤다”며 “그 정도 고통분담하면 충분한 거 아니냐”고 잘라 말했다. 그는 또 “에너지절약을 많이 하는 게 더 효과가 클지 모른다”며 “인하분 전체를 모아 못사는 사람을 도와주면 효과가 더 클 것이다”라고 언급했다. 현 정부의 대기업 정책에 대해 허 회장은 “내가 대기업에 있지만 기업하는데 아무 문제가 없다”며 “동반성장, 중소기업적합업종 등은 정부가 그렇게 충분히 생각할 수 있고, 기업프렌들리를 하는데 방해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평가했다. 그는 최근 전경련 유관기관인 한국경제연구원의 예산 30% 삭감에 따른 명예퇴직 추진, 급여 축소 등 구조조정을 하고 있는 것과 관련, “한경연이 우수한 연구기관으로 발전하기 위해 하나의 발돋움을 하는 것이라 생각한다”며 한경연은 물론 전경련과 유관기관들의 구조조정을 계속 추진할 뜻을 내비쳤다. 앞서 허 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비전 2030을 달성하기 위해 경제 인프라 확충, 산업기술 역량강화, 사회적 자본 축적이 필요하며, 이중 사회적 자본축적이 가장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그는 또 “시장경제에 대한 긍정적 시각 또한 중요하다”며 “다양한 계층과 지역, 그리고 사회집단이 서로 상대방을 긍정하는 열린 문화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