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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터리] 순풍이 불어오면

제갈공명은 적벽을 앞두고 기다렸다. 천운조차 읽을 수 있는 그도 어쩔 수 없이 기다린 것은 무엇일까. 바로 순풍이라는 기회였다. 인고의 시간을 보낸 끝에 그는 마침내 순풍을 타고 대승을 거둘 수 있었다. 얼마 전 동남아 시장에 다녀왔다. 협회장 자격으로 국내 벤처기업의 동남아 시장 진출을 돕기 위해서였다. 경영자로 해외 문턱을 넘나든 지 오래지만 이번처럼 뿌듯했던 적도 없는 듯하다. 동남아 시장에서 한국 벤처기업의 신제품은 부러움의 대상이었다. 특히 정보통신 관련 제품에 대한 현지 관심은 대단했다. 만나는 바이어마다 칭찬을 아끼지 않는 성원에 힘입어 즉석에서 몇 건의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인고의 세월을 보내며 신기술 개발에 정진한 벤처기업의 노고에 박수를 보내지 않을 수 없다. 그런데 우리 벤처기업이 선전하기까지 결정적인 기회를 제공한 순풍이 있다. 바로 동포 기업가의 도움이다. 특히 협회가 지난 2000년부터 국내 벤처기업의 글로벌 시장 진출을 지원하기 위해 설립한 한민족글로벌벤처네트워크(INKE) 동남아 지부장들의 노고가 컸다. 그들은 현지 시장정보와 인적 네트워크를 활용해 비즈니스가 원활히 성사될 수 있도록 유무형의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INKE는 현재 20개국, 28곳에 지부가 형성돼 있다. 그동안 이들이 일궈낸 비즈니스 성과는 약 2억달러 정도. 하지만 앞으로 그 규모는 더욱 증가할 것이다. 이들은 여느 조직과 달리 지구촌 전역에서 직접 기업을 경영해 비즈니스를 중계할 수 있는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우리 벤처기업은 INKE가 제공하는 순풍을 타고 글로벌 시장으로 진격하고 있는 것이다. 마침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체결됐다. 세계 최대 시장이 활짝 열린 것이다. 기회를 기다리며 미국 진출을 엿보던 우리 벤처기업은 그동안 신기술을 장착한 배를 지었다. INKE 지부를 중심으로 하는 인적 네트워크의 돛도 높이 달아두었다. 이제 이들과 함께 순풍을 일으켜 미국 시장으로 진출할 일만 남았다. 글로벌 시장은 결코 적벽이 아니다. 우리가 어떤 전략으로 맞설 것인지를 면밀히 준비하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 특히 현지 네트워크와 협력할 경우 성공률을 훨씬 높일 수 있다. 여기에 이미 준비된 INKE 조직의 활용도를 높여야 한다. 정부 차원에서 일정 규모의 재단을 만들어 체계적인 지원조직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지원해주기를 기대한다. 이들이 바로 벤처기업이 글로벌 대전에서 승리할 수 있도록 순풍을 일게 해줄 응원군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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