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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항공수요조사, 신공항 군불 떼기인가

새 정부가 경제성이 없다고 판명 난 남부권(옛 동남권) 신공항 건설 문제를 다시 만지작대는 모양이다. 국토교통부는 4일 박근혜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업무보고에서 신공항 추진 여부를 지방거점 공항 육성 차원에서 검토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6월부터 전국을 대상으로 항공수요 조사를 실시한다고 한다.

이번 수요조사를 토대로 기존 공항시설을 확장할지, 아니면 공항을 새로 지을지를 결정하겠다는 게 정부의 생각이다. 다시 말해 필요하다면 신공항도 건설할 수 있다는 얘기다. 정부가 입지를 딱 부러지게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박 대통령의 공약과 그동안의 신공항 검토과정을 본다면 남부권 신공항을 떠올리는 것은 자연스런 유추다.

새 정부가 이미 한물 간 신공항 건설 문제를 왜 다시 꺼냈는지 납득이 안 간다. 물론 내년 7월 조사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예단할 수는 없다. 하지만 동남권 신공항 입지인 밀양과 가덕도에 대한 종합평가 결과 양측 모두 낙제점을 받았는데도 아직 검토 대상이라니 어이가 없다. 불과 2년 사이 공항을 새로 지을 만큼 공항수요가 폭증했다는 소리를 들어본 적도 없다. 이번 조사배경이 신공항 건설의 명분을 만들기 위한 군불 때기가 아닌지 의구심마저 든다. 더구나 김해국제공항 확충계획이 착착 진행되고 있어 동남권이든 남부권이든 신공항의 경제성과 실효성은 더 떨어진다.



우리는 그동안 수조원짜리 대형 국책사업들이 정치논리에 휘둘린 결과 어떤 후유증을 낳았는지를 목격해왔다. 예산낭비는 물론 국론분열까지 초래한 게 한두번이 아니었다. 새만금 사업과 세종시가 대표적인 사례다. 양양과 무안공항도 그랬다.

항공수요가 폭증하면 공항을 확충해야 하고 그것으로도 모자라면 새로 짓는 것이 국가의 중요한 책무다. 하지만 경제성과 타당성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얘기가 달라진다. 더구나 공항 같은 인프라는 국가장기발전 전략과 맞물려야 한다. 이번 수요조사가 끼워맞추기식 결론을 내기 위한 요식절차가 돼서는 안 된다. 국민들이 두 눈 부릅뜨고 감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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