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장기불황 탈출 선언한 일본

일본 정부가 장기불황 탈출을 선언했다. 10여년간 지속된 길고 긴 불황터널에서 벗어나 호황이 시작됐다는 호소다 히로유키 관방장관의 발언에는 자신감이 흘러 넘친다. 해외시장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로서는 일본 경제의 호황 진입은 미국 경제의 회복세와 함께 반가운 소식이기는 하나 착잡한 심정이 교차하는 것도 숨길 수 없는 사실이다. 무엇보다도 일본은 불황 끝인데 우리는 이제 시작이 아닌지 걱정되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기 때문이다. 일본 경제의 호황 진입은 그 내용에 있어서 매우 이상적이라 할만 하다. 막강한 국제경쟁력을 자랑하는 수출부문과 대기업들이 먼저 돌파구를 열어 지핀 경기회복의 훈풍이 내수에 불을 당기고 중소기업에 까지 확산되고 있는 까닭이다. 수출호조가 설비투자를 늘리고 내수를 회복시키는 경제의 선순환 구조가 정착된 셈이다. 반면 한국 경제는 수출은 사상 최고치 경신행진이나 내수는 극심한 불황에 빠져있는 실정이다. 혹시 이런 악순환이 일본처럼 10년 넘게 지나야 해결될 것은 아닌가. 일본의 잃어버린 10년을 돌이켜 보면 이것을 지나친 기우라고 치부하기는 어려운 실정이다. 일본의 길고 긴 불황의 주요 요인은 부동산 거품붕괴, 기업투자 침체와 내수 산업의 생산성 저하 및 금융시스템 취약 등이 지적된다. 우리의 경우 일본 만큼 부동산가격이 급락할 위험은 적고 외환위기 이후 금융산업의 경쟁력강화 등에 후한 점수를 주더라도 기업의 투자감소와 내수 및 중소기업의 경쟁력 약화 등은 이미 위험수위에 이른지 오래다. 일본의 문제점으로 늘상 거론돼온 구조조정 및 개혁의 미흡도 환란 이후 한다고는 했으나 만족할 만한 수준은 아니다. 그나마 정부가 효율적 경제운영을 하고 있다는 믿음을 준다면 희망이라도 걸 수 있으나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일본의 장기불황의 가장 큰 이유로 정부의 안이한 상황인식과 늦장 대응임을 잊어서는 안 된다. 경제위기론을 음모론으로 반박했던 정부가 이제서야 팔을 걷고 나선 것은 그나마 다행이다. 내수 경기의 위축은 미래에의 불안이 가장 큰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자본재 수출비중이 낮고 중소기업이 주도하는 부품산업이 취약해 일본처럼 수출경기가 내수로 확산되기 어려운 구조적 문제점은 장기적으로 해결할 수밖에 없다. 쉬운 일부터 차근차근 실천해야 한다. 정부의 안이한 자세와 정책혼선 및 실기가 소비위축을 부채질하는 악순환에서 벗어나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이런 저런 사업을 많이 벌인다고 불안한 소비 및 투자심리가 개선되는 것은 아니다. 일본 정부도 각종 공공사업으로 구조불황을 돌파하려다 더 깊은 늪에 빠졌었다. 국민이 미래에 희망을 갖고 기업의욕을 살리는 특단의 대책들이 나와야 한다. 일본식 장기불황을 피하기 위한 정부의 적극적 리더십을 기대한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울경제 1q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