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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학생 볼모로 연가투쟁 하겠다는 전교조

전국교직원노동조합 교사들이 다음달 18~19일 일제히 연가를 내고 서울에서 시위를 벌일 모양이다. '부당 해고된 조합원은 조합원 자격을 유지한다'는 규약을 다음달 23일까지 시정하지 않으면 합법노조로 인정하지 않겠다는 정부에 대한 총력투쟁의 일환이다. 스스로 법외(法外)노조의 길을 선택한다면 어쩔 수 없는 일이지만 투쟁방법은 합법적이어야 하고 학생들의 수업권을 침해해선 안 된다.

현행 노동조합령과 교원노조법은 해직교사 등 근로자가 아닌 자의 가입을 허용할 경우 노조로 인정하지 않도록 하고 있다. 그런데도 전교조는 정부의 규약개정 요구를 거듭 무시하다 이번에 최후통첩을 받았다. 전교조는 지난 2010년 규약개정 취소청구 소송을 제기했다가 대법원에서 패소했다. 학생들에게 법치와 준법정신의 중요성을 가르치고 모범을 보여야 할 교사들이 법을 깔보고 정부 조치를 '전교조 탄압'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온당치 못하다.

평일에 단체연가를 내고 시위에 참가하면 그 피해는 학생과 다른 교사들에게 돌아간다. 입시를 앞두고 한참 예민해진 고3이라면 더욱 그렇다. 그래서 연가투쟁은 학생을 볼모로 한 시위라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다. 공무원의 직장이탈과 집단행위를 금지한 국가공무원법에도 위배된다. 해고자의 노조원 자격을 부정하는 법 조항이 불합리하다면 개정운동이라는 방법도 있다.



정부도 보다 신축적인 자세를 가질 필요가 있다. 국가인권위원회와 국제노동기구(ILO)가 우리 정부에 법 개정 등을 권고한 마당이다. 조합원 몇명의 자격을 이유로 전교조를 법의 울타리 밖으로 쫓아내는 게 '피해최소성(과잉금지)의 원칙'과 맞지 않아 위헌 소지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그럼에도 전교조는 정부의 시정명령을 이행해 합법노조를 유지하는 것이 조합원들의 권익 향상과 참교육 실천의 지름길이라는 점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법외노조가 되면 교육부ㆍ교육청과 단체교섭을 할 수 없게 되는 등 조직과 영향력만 위축될 뿐이다. 참교육을 실현할 기회를 잃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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