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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나 리포트] "여유자금 굴려 보자" 일반 제조업체들 '고금리 돈놀이' 활개

中당국 긴축 조치로 은행대출 막힌 틈새활용<br>직접 신탁회사등 설립… 연리 20%대에 빌려줘<br>"유동성 흡수정책 교란" 정부선 감독 강화나서


중국정부의 긴축조치로 은행 등 제도권 대출이 꽉 막힌 틈을 활용해 기업들의 돈놀이 장사가 활개를 펴고 있다. IT, 화학업체부터 양복 회사에 이르기까지 그 동안 경기 호조기에 두둑이 돈을 벌어놨던 일반 기업들이 대출회사를 설립하거나 신탁회사 등을 통해 고금리 대출 장사를 하고 있다. 중국 당국이 인플레이션 억제와 부동산 버블 방지를 위해 잇달아 기준금리를 인상하고 강력한 부동산시장 규제에 나서면서 성장률 감속 전망에다 경기 전망이 불투명해지자 일반 제조기업 등이 본업 관련 투자보다는 여유자금으로 돈놀이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중국 주요 경제주간지인 경제관찰보에 따르면 이들 기업들의 대출 금리는 20%를 웃도는 것도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심지어 일부 기업들은 신탁회사를 통해 장기로 돈을 빌린 다음에 자금사정이 급박한 기업들에 단기로 고금리 대출을 해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은 인플레이션을 감안한 예금금리는 사실상 마이너스인 것도 기업의 돈놀이로 유혹하는 요인이다. 소비자 물가상승률은 5% 정도인 데 비해 예금 금리는 2~3%수준에 그치고 있다. 장쑤성 쑤저우시에서 비철금속업체를 운영하고 있는 모 기업가는 소액대출회사 설립 허가를 당국에 신청했다. 그는 "대출 사업이 갈수록 이익이 되는 업종으로 돼가고 있다"며 "올해 장쑤성 정부가 소액대출회사 설립을 장려한데다 민간 자금수요가 늘어나면서 소액대출회사의 연평균 자산수익률이 15~17%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비상장 기업은 물론이고 기업들의 돈 놀이 사업은 상장사에도 만연하고 있다. 세계적인 투자가 워런 버핏으로부터 양복 품질을 인정받으면서 유명해진 양복업체 다양촹스는 최근 공시를 통해 지난해 순자산의 57%인 4억8,000만 위안을 신탁회사 상품에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중국에서는 은행이 특정 개인이나 기업으로부터 거액의 돈을 위탁 받아 금융상품에 투자하는 신탁사업을 할 수가 없고 신탁회사라고 불리는 금융회사들이 별도로 당국의 허가를 받아 신탁자금을 운용하고 있다. 다양촹스의 판리샹 재무 책임자는 "잉여자금을 수익이 나지 않는 은행 예금에 묶어둘 수는 없다"며 신탁투자 배경을 설명했다. 영업수익 호조로 그 동안 많은 돈을 쌓아놨지만 경기전망이 불확실해지면서 설비 투자 등에 나설 수도 없어 금융사업에 뛰어들 수밖에 없는 처지라는 것이다. 지난해 상장한 기계제조업체인 산두둥리는 공시를 통해 지난 3월 6억 위안을 신탁사를 통해 부동산 투자상품에 투자하는 것을 비롯해 상장 이후 기업 지분 매입 등을 포함해 15억 위안을 사용했다고 밝혔다. IT업체인 중웨이궈마이도 5억 위안을 신탁상품에 투자하는 한편 신탁사를 통해 모 투자회사에 1억 위안을 대출했다. 화학업체인 신안은 중국은행이 운영하는 신탁회사를 통해 위환언두푸펑 쉐라톤 호텔에 5,000만 위안을 대출했는데 연간 수익률이 무려 18.9%에 달하고 있다. 지난 1ㆍ4분기 신탁회사를 통한 위탁 대출이 3,204억 위안 늘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684억 위안이 증가했다. 시중 은행들도 정부의 지급준비율 인상 등 계속되는 유동성 긴축 조치와 대출 규제로 대출하기 힘들어지자 신탁회사에 대출채권 매각을 통해 장부에서 대출규모를 줄이는 방식의 편법을 쓰고 있다. 당국은 강력한 유동성 흡수 조치에도 은행의 신탁회사를 통한 편법 대출, 신탁회사를 활용한 기업간 대출 등으로 통화정책의 실효성이 반감되고 있어 이 부분에 대한 관리 감독 강화에 나서고 있다. 류밍캉 은행감독위원회 위원장은 이와 관련해 4월 중순 모 강연에서 "고금리를 추구하며 유동성을 확대시키는 잉즈(影子ㆍ그림자) 금융시스템이 통화정책을 왜곡시키고 있고 은행이 신탁회사를 통한 부외 거래를 통해 여전히 대출을 늘리고 있다"며 "비제도권의 유동성 확대 부문을 예의주시하고 관리 감독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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