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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도시 현주소] 혁신도시도 자족기능 빨간불

산학연 클러스터 분양 15% 그쳐

공공기관·아파트촌만 덩그러니

분양가 인하카드 먹힐지 미지수

혁신도시의 산학연 클러스터 분양이 저조한 성적을 보이면서 자족기능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경남 진주시 문산읍 금산면 호탄동 일대에 조성 중인 경남진주혁신도시 전경. /서울경제DB


혁신도시 역시 기업도시와 별반 다르지 않다. 산학연 클러스터 분양이 저조한 성적을 나타내면서 자족기능에 빨간불이 켜진 상태다.

혁신도시는 국가균형발전을 목표로 지역별 성장 거점을 육성하기 위해 지정된 부산과 대구, 광주·전남, 울산, 강원, 충북, 전북, 경북, 경남, 제주 10곳이다. 국토연구원은 공공기관 이전으로 약 3만2,000명이 혁신도시로 이동하게 되면 각 지역에 연관산업을 포함해 약 13만3,000개의 일자리 증대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생산 유발효과와 부가가치 유발효과는 각각 연간 9조3,000억원과 4조원에 달한다. 하지만 지난 2007년 본격적으로 시작돼 12년이 지난 현재 자족기능 여부를 결정할 핵심인 산학연 클러스터의 분양률은 3월 말 기준 15%(41만5,000㎡)에 불과하다.

◇공공기관·아파트 '파란불' 산학연 클러스터 '빨간불'=혁신도시의 공공기관 이전은 꾸준히 진행되고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4월 말 현재 151개 공공기관 중 45개 기관이 이전을 완료했다. 국토부는 올해까지 70% 수준인 81개 기관의 이전을 끝낼 예정이며 오는 2016년까지 이전을 100% 완료할 계획이다.

공공기관 이전이 본격화됨에 따라 분양시장도 불붙고 있다. 최근 혁신도시 분양물량은 잇달아 청약 1순위에서 마감되는 성적을 거뒀다. 12개 공공기관이 이전하는 전북혁신도시에서 지난달 분양한 '호반베르디움' 아파트는 경쟁률이 최고 169대1을 기록하는 등 과열 양상을 빚기도 했다. 16개 공공기관이 이전하는 광주전남혁신도시 '중흥 S클래스센트럴 2차' 역시 84㎡ A타입이 5.8대1의 경쟁률을 기록하는 등 대부분 순위 내 마감을 이어가고 있다.

반면 산학연 클러스터의 분양실적은 지지부진하다. 총 면적 276만㎡ 중 2만6,000㎡ 전체를 매각 완료한 부산과 32.3%(27만㎡)의 분양률을 보인 대구를 제외하고는 분양률이 10%대 전후에 머무르고 있다. 특히 분양시장에 훈풍이 불고 있는 광주전남은 클러스터 용지의 경우 매각률이 1.1%에 그쳤으며 강원과 제주는 실적이 전무한 상태다.



◇국토부 '분양가 인하' 카드 먹힐까=국토부는 산학연 클러스터 분양률을 반전 상승시킬 카드로 분양가 인하를 제시했다. 가격경쟁력이 낮다고 평가되는 4개 혁신도시(경북, 광주·전남, 강원, 제주)의 분양가를 3.3㎡당 6만~23만원 낮추기로 했다. 이에 따라 경북은 기존 148만원의 공급가에서 129만원으로 19만원 인하됐다. 광주·전남도 기존보다 23만원 낮은 116만원으로 결정됐다. 강원과 제주는 각각 136만원, 129만원으로 당초 분양가보다 낮은 가격에 용지 분양이 이뤄진다. 다만 분양가 인하가 분양 상승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국토부는 2010년에도 대구·울산의 분양가를 18%, 강원·충북 등 7개 도시 분양가를 각각 7%씩 내렸지만 1년이 지난 지금 산학연 클러스터의 분양률은 12.4%에 그치고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산학연 클러스터 분양은) 아직 접수 중이기 때문에 대책에 대한 효과를 알 수 없다"며 "6월 초 실질적으로 계약이 체결되면 현황을 파악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자족기능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정주 여건을 개선하는 인프라 구축도 시급하다고 밝혔다.

김현아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인구가) 정착하기 위한 주거 관련 인프라가 필요하다. 혁신도시 중에서도 대도시 쪽은 낫지만 지방 중소도시의 경우 아직 아무것도 갖춰져 있지 않은 곳이 많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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