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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 "자고 가라며 손목 쥔 상사, 성추행 아냐"

직장 상사가 자신의 집을 방문한 여직원의 손목을 잡으며 "자고 가라"고 권한 행위에 대해 대법원이 성추행이 아니라고 판단했다. 손목을 잡은 후 음흉한 표정을 짓는 등 추가적인 성희롱 행위가 없었다는 이유지만 여론은 상식과 여심(女心)과는 동떨어진 판결이라며 반발하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대법원 1부(주심 이인복 대법관)는 자신의 집에 찾아온 여성 부하직원을 추행한 혐의(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업무상 위력 등에 의한 추행)로 기소된 서모씨에 대한 상고심에서 유죄를 선고한 원심을 깨고 무죄 취지로 사건을 춘천지법으로 돌려보냈다고 2일 밝혔다. 재판부는 "손목을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는 신체 부위라고 보기 어렵다"며 "서씨는 A씨의 손목을 움켜잡은 것에 그쳤을 뿐 A씨를 쓰다듬거나 안으려고 하는 등 성적으로 의미가 있는 다른 행동은 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서씨는 지난 2011년 6월 자신과 같은 집에 살던 직장 동료의 부탁으로 밥상을 전달하기 위해 찾아온 50대 세탁보조 여직원 A씨에게 캔맥주를 건네며 침대방으로 데리고 간 뒤 담배를 권하고 A씨의 오른쪽 손목을 세게 움켜쥔 채 "자고 가라"고 말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번 대법원 판결은 "서씨가 자신의 감독을 받는 A씨에 대해 위력으로 추행한 점이 인정된다"고 판결한 1·2심과도 배치된다. 법조계 일부에서는 '나랑 자자'고 직접적으로 말하지 않았고 손목만 잡은 점 등을 고려할 때 추행으로 보기 어렵다는 의견도 있지만 누리꾼들은 "해당 판사가 어떤 생각으로 이런 판결을 내렸는지 궁금하다"며 부글부글하고 있다. /박성규 exculpate2@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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