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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기업은 죽어나는데 난무하는 창조 구호

기업이 죽을 맛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주요 기업의 지난해 영업이익률이 4.8%로 통계를 내기 시작한 2003년 이후 최악 수준으로 떨어졌다. 금융위기 때보다도 좋지 않다. 기업의 성장세가 크게 꺾인 탓이다. 현금 흐름이 다소 나아졌다고는 하나 경기를 불투명하게 판단하고 방어적 경영에 머물렀기 때문이다.

올해라고 상황이 다르지는 않다. 오히려 더 나쁘다. 글로벌 경기가 되살아날지도 여전히 불명확한 판에 기업은 좌불안석이다. 손톱 밑 가시 뽑기를 기대했건만 정부의 대기업정책이나 방침은 되레 기업을 옥죄고 있다. 당장 현대자동차그룹이 국내 물류와 광고 물량의 절반 가량을 경쟁입찰이나 중소기업에 돌린다고 전격 발표하자 대기업들은 고민에 빠졌다. 현대차그룹 수준의 성의를 보여야 할지를 놓고 고민하는 분위기에서 기업의 창의적인 투자는 기대난이다.

경제민주화 정책뿐이 아니다. 지하경제와의 전쟁도 온당하고 세수확보 노력도 당연하지만 부자들을 움츠리고 떨게 만드는 엄포와 공포 분위기는 경제부흥에 결코 도움이 안 된다. 만약 김대중ㆍ노무현 정권이었다면 좌파정책으로 몰매를 맞았을 게 뻔한 정책과 방침이 박근혜 정부에서 펼쳐지고 있는 셈이다. 오죽하면 성장시대의 주역이었던 경제원로들이 경제민주화에 매몰되지 말라며 대기업을 매도하는 분위기에서 제2의 경제부흥은 어렵다는 고언을 쏟아낼까.



정부는 창조경제를 통해 경제를 되살린다고 하지만 여전히 실체가 불분명하고 애매모호하기 짝이 없다. 창조경제 주무부처인 미래창조과학부의 18일 대통령 업무보고마저 장밋빛 수사와 전망으로 가득했다. 경제 권력기관들이 경제민주화의 명분 아래 조직과 인원을 지나치게 키운다는 지적도 있다.

우리 경제에 새로운 돌파구가 필요하다는 창조경제의 명분과 당위성을 현실화하려면 전제가 필요하다. 그것은 기업이 주체가 돼야 한다는 사실이다. 관 주도의 경제는 옛적 일이며 효율성도 떨어진다. 창조경제의 미래는 기업의 창의성을 북돋고 투자의욕을 이끌어내는 데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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