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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이라크 복구전선 ‘먹구름’
입력2003-08-19 00:00:00
수정
2003.08.19 00:00:00
이라크 저항 세력의 공격 양상이 연합군에 대한 게릴라식 공격에서 송유관, 수도관 등 사회기간시설 파괴로 확대되고 있다.연합군 대변인 찰스 히틀리는 17일 북부 모술 북서부의 송유관이 정체 불명의 괴한들로부터 폭탄 공격을 받고 화염에 휩싸였다고 전했다. 15일 유사 공격을 당한 키르쿠크 북쪽 바이지 송유관도 17일 현재 진화될 기미를 보이지 않은 채 인근 수십 ㎞ 반경에 검은 연기를 내뿜고 있다. 타미르 가드반 이라크 석유장관 직무대행은 송유관 복구에 2주에서 1달 정도가 걸릴 것이라고 밝혔다.
17일 괴한들의 공격으로 파괴된 바그다드의 상수관 복구 작업도 빨라야 1주일 뒤에나 완료될 전망으로, 시민 30여만명이 무더위 속에 식수 부족으로 고통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CNN 방송은 이라크 남부의 한 하수 처리시설도 공격을 받은 것으로 추정된다고 보도했다.
뉴욕 타임스 등은 17일 “최근 며칠 간 연성 목표물(소프트 타깃)에 대한 연쇄 공격은 이라크 저항 세력의 중대한 전술 변화를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그 배경으로는
▲미군 주도의 이라크 재건 노력 방해 시도
▲사회기간시설을 마비시켜 사회적 혼란을 일으킴으로써 반미 감정을 고조시키겠다는 계산
▲소프트 타깃에 대한 공격이 상대적으로 용이하다는 점 등이 꼽혔다.
이라크 저항 세력은 이미 소기의 목적을 상당 수준 달성한 것으로 보인다. 폴 브레머 이라크 최고행정관은 송유관 2곳에 대한 방화 손실액이 하루 700만(84억) 달러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석유 수출 대금으로 이라크 재건 사업 자금을 충당하려던 미국에 곤혹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이라크 전후복구기금 예산 책정을 위한 다국적 대표들의 모임인 국제협력회의(CIC)는 17일 “2004년 석유 수출 목표치를 120억달러로 잡았지만 치안과 군비 등 과도정부 예산으로도 모자란 액수”라고 발표했다.
로이터 통신은 “단 2개의 송유관에 대한 공격을 막지 못함으로써 전후 복구 일정에 차질이 불가피해졌다”고 전했다. 미군은 다국적 사설 경비업체 에리나이스와 계약을 맺고 보안 요원 6,500여명을 유정 등 석유 관련 시설에 배치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이라크 전체 유정 700개 중 가동 중인 것은 150여개뿐이다.
사회기간시설 공격 전략이 위협적이지만 이에 대한 회의와 비난의 시각도 있다. 사미르 샤키르 샤수마이디 과도통치위원회 위원은 “저항세력의 공격은 방향을 잃었다. 수도관 등에 대한 공격의 직접적인 피해자가 자국 민간인이라는 사실을 모르는가”라면서 “미군의 주둔 기간을 연장하고, 이라크인에 대한 통제 강화 등 인권 탄압만 조장할 뿐”이라고 말했다.
<최문선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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