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통상환경 급변 적극대응을

17대 총선을 앞두고 대통령 탄핵안이 국회에서 가결돼 우리 국민과 언론의 관심이 국내정치 및 여론의 동향에 집중되고 있다. 헌정사상 초유의 사태이니만큼 국내적으로 사회의 안정과 질서를 유지하고 안보를 공고히 하는 것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다행히 국민들의 성숙된 의식과 흔들림 없는 기업활동, 정부의 기민한 대처 등에 힘입어 경제는 별 동요 없이 정상적으로 기능하고 있으며, 대외 신인도에도 큰 영향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우리가 간과하지 말아야 할 것은 지금 이 시점에도 나라 밖의 세상은 쉬지 않고 숨가쁘게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통상 분야에서는 기업활동의 세계화, 무역제도의 자유화 움직임이 가속화되고 있고 우리와 경쟁하고 있는 국가들은 좀더 유리한 통상환경을 선점하기 위해 잠시도 쉬지 않고 뛰고 있다. 미국은 최근 오스트레일리아와 자유무역협정(FTA)을 타결한 데 이어 34개의 전 미주국가, 타이, 모로코, 바레인 등과도 추가적인 FTA 체결을 추진하고 있다. 유럽에서는 오는 5월1일부로 10개국이 유럽연합(EU)에 추가로 가입해 최대 시장의 위치를 고수하려는 노력을 진행하고 있다. 또 남미공동시장(Mercosur)과도 FTA 협상을 급진전시키고 있다. 가까운 일본과 중국도 예외가 아니다. 중국은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과 FTA를 협상 중이며, 일본은 싱가포르와의 FTA를 체결한 데 이어 최근 멕시코와의 협정도 타결했다. 일본은 타이ㆍ필리핀ㆍ말레이시아ㆍASEAN 등과도 협상 중이다. 우리나라에서도 비록 많은 사회적 비용을 치렀지만 한ㆍ칠레 FTA가 국회의 동의를 얻어 곧 발효하게 된 것은 국내외적으로 개방과 자유화에 대한 우리의 의지를 확인하는 중요한 계기가 됐다. 4월1일부터 한ㆍ칠레 FTA가 발효되면 우리도 시대적 조류인 지역협정 체제에 진정으로 동참하게 된다. 그러나 나라 밖 세상의 끊임없는, 그리고 가속화되고 있는 변화추세에 비춰볼 때 한ㆍ칠레 FTA는 시작일 뿐이며 우리는 여기에 자족할 수 없다. 우리나라는 올해 세계무역기구(WTO) 도하개발어젠다(DDA) 협상, 일본ㆍ싱가포르와의 FTA 협상, 쌀 협상, 그리고 내년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주최 준비 등 경제ㆍ통상 분야에 있어 중요한 과제를 앞두고 있다. 먼저 DDA 협상은 지난해 칸쿤각료회의 실패 이후 지난해 말까지 다소 소강상태를 보여왔다. 그러나 올해 초 미국 무역대표는 WTO 회원국의 통상장관 앞으로 보낸 서한을 통해 협상 진전을 촉구하고, 미국ㆍEU의 통상대표들이 세계 각국을 돌면서 의견을 조율하는 등 협상타결을 위한 분위기가 탄력을 받고 있다. 제네바에서는 지난 2월 농업ㆍ서비스ㆍ비농산물 등 협상그룹별 의장을 선출하고 3월부터는 본격적으로 협상을 재개하고 있다. WTO 국제무역체제는 전세계적 무역자유화를 가능하게 해 우리 경제의 발전을 위한 기초적인 토양을 제공해왔다. 최근 국내소비의 위축에도 불구하고 수출이 우리 경제의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을 보더라도 국민소득 2만달러 달성, 우리 경제의 지속적 발전 등을 위해 자유화된 세계무역 질서가 우리에게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알 수 있다. 이러한 점에서 WTO DDA 협상에 적극 참여해 우리에게 바람직한 통상환경이 조성되도록 노력해야 한다. 지난해 말부터 우리는 일본ㆍ싱가포르와의 FTA 협상을 시작했으며 ASEAN과는 공동 연구작업을 진행 중이다. 앞으로 멕시코와의 협상을 우선적으로 추진할 예정이며 여타 다른 나라와의 협상 여부도 검토할 것이다. FTA 협상은 상품무역ㆍ서비스ㆍ투자 등 광범위한 분야에서 포괄적이고 실질적인 자유화를 추구하며, 한번에 50명 이상의 대표단이 참가하는 대규모 협상이다. 정부는 국민적 공감대하에서 이러한 협상이 추진될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을 기울일 것이다. 올해 우리나라가 특별히 해결해야 할 통상현안으로 쌀 협상이 있다. 우루과이라운드(UR) 농업협상에서 쌀 관세화 유예를 부여받은 우리나라는 올해 쌀 관세화 유예 연장 여부에 대한 협상을 해야 한다. 정부는 쌀 협상과 밀접하게 관련돼 있는 DDA 협상의 진전을 고려하면서, 우리 농민에 대한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하고 국가이익에 가장 부합하는 협상결과를 도출할 수 있도록 관계부처간 긴밀한 협력을 바탕으로 최선의 외교적 노력을 경주할 것이다. 이와 함께 우리는 2005년에 APEC 정상회의를 주최하게 된다. 정부는 이미 범정부적으로 APEC 정상회의 준비기획단을 발족했고, 성공적인 주최를 위해 철저하게 준비하고 있다. 우리의 교역 상대국들은 자유무역체제에서 세계 12위의 무역국으로 성장한 우리나라에 대해 그에 상응하는 역할을 해줄 것을 기대하고 있다. 글로벌 공동체에서 우리의 위상에 걸맞은 역할을 해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국제테러 방지 노력, 이라크 재건 지원 등 세계 각국의 지구공동체 발전 노력에 우리도 적극 참여해야 한다. <황두연 <외교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 >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울경제 1q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