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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메르스 종식선언 앞서 백서로 교훈 남겨야

전대미문의 파장을 일으킨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이 사실상 종식 단계에 접어들었다. 메르스에 의한 격리자가 5월20일 첫 환자 발생 이후 68일 만인 27일을 기해 '0명'이 된데다 '메르스 민관종합대응 태스크포스(TF)'는 이날 회의에서 "지역사회 유행 가능성이 없어졌다"는 결론을 내리고 이 같은 의견을 정부에 전달했다. 정부는 이에 따라 28일 범정부 대책회의를 열어 사실상 메르스 종식 선언에 해당하는 '일상복귀'를 당부하는 대국민 메시지를 내놓을 예정이다.

아직 남은 최종 환자가 음성으로 확진된 후 4주 후에야 공식 선언이 가능하지만 종식 단계에 들어섰다고 봐도 무방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일치된 견해다. 전문가 의견이 아니더라도 중국인 관광객들이 돌아오고 있으며 대형마트 등에도 고객이 증가하는 등 내수가 조금씩이나마 살아나는 조짐을 보이면서 우리 사회 전반이 메르스 충격에서 벗어나는 모습이다.

한낱 외국 풍토병이었던 메르스가 국내에 유입, 확산되는 과정에서 이제껏 국내에 들어온 다른 감염병과는 전혀 다른 차원의 영향을 미쳤다. 인구 3,000명당 1명꼴인 1만6,693명이 자기 집에서든 병원에서든 격리되기도 했고 지역에 따라 초중등 각급 학교가 일주일 이상씩 휴교하기도 했다. 또 중동 밖 본격전염 사례로 알려지면서 중국인 관광객의 발길이 뚝 끊기고 관광 등 내수가 급감하면서 2·4분기 경제성장률(0.3%) 하락에까지 악영향을 미치기도 했다.



메르스 사태는 외래 감염병에 대한 우리 사회의 취약 지점을 여실히 드러냈다. 병의 확산 방지와 종식을 위한 정부와 국민의 노력이 있었지만 그에 못지않게 문제점도 동시에 보여준 대표적 사례다. 메르스 종식 선언을 서두르는 것보다 백서 등을 통해 사건의 전말을 객관적이고 치밀한 기록으로 남겨 다시는 이런 우왕좌왕과 혼선을 거듭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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