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상품시장에서 금ㆍ구리 등 금속가격이 일제히 급락했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의 지급준비율 인상과 앞서 벤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의 인플레이션 우려를 밝힌 하원 진술이 금속가격 하락 요인으로 분석된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21일(현지시간)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금 8월 인도분은 전일대비 온스당 12.3달러(1.94%) 하락한 620.2달러에 마감됐다. 금 가격은 지난 한주에만 7.2% 낮아졌다. 또 은 8월물도 0.41% 하락한 온스당 10.8달러를 기록했으며, 팔라듐 8월물은 0.06% 내린 311.8달러로 거래를 마쳤고 백금 8월물도 0.47% 밀린 1,220.5달러를 기록했다. 특히 이날 런던금속거래소(LME)에서 원자재 가격동향의 바로미터 역할을 하는 구리 3개월 인도분이 톤당 325달러(4.41%) 폭락한 7,035.0달러로 장을 마감했다. 알루미늄 3개월물은 1.8% 하락했고 아연 3개월물은 3.15%, 주석 3개월물은 2.77% 하락했다. 이 같은 금속가격 급락은 중국과 미국의 긴축움직임 때문으로 풀이된다. 중국은 지난 6월16일 지급준비율을 0.5%포인트 인상한데 이어 지난 21일에 다시 0.5%포인트 추가 인상을 단행, 경기과열을 막기 위한 본격적인 긴축조치에 들어갔다. 이는 2ㆍ4분기 경제성장률이 11.3%를 기록하고 고정자산투자는 30% 넘게 증가하는 등 경기 과열이 지속됨에 따라 추가긴축에 나선 것으로 앞으로 원자재 수요가 크게 둔화될 전망이다. 특히 지급준비율 인상을 시작으로 조만간 금리인상이나 외환변동폭 확대 등 금리ㆍ통화정책 변화도 가시화될 것으로 예상돼 세계 원자재 시장의 ‘블랙홀’로 불리는 중국의 원자재 수요가 둔화될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를 싣고 있다. 황 이핑 씨티그룹 아시아 담당 이코노미스트는 “중국이 두 달 만에 지급준비율을 다시 인상했다는 것은 정부 당국이 통화긴축에 적극적으로 나설 의사가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또 버냉키 FRB 의장이 지난 20일 미국 하원 청문회에서 “근원 인플레이션 상승이 통계적 허상이 아니다”라고 말해 인플레이션 예방을 위한 금리인상 지속을 시사한 것도 글로벌 긴축 가능성을 크게 했다는 지적이다. 세계 원자재 수요의 상당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중국과 미국의 긴축움직임으로 당분간 원자재 가격이 약세를 탈 것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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