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런 그린스펀 전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이 앞으로 6~12개월 이내 금융시장이 회복될 것이란 견해를 밝혔다. 그린스펀 전 의장은 18일(현지시간) 이코노미스트지 논평을 통해 "금융시장이 20세기초반 이후 경험하지 못했던 수준의 공포에 사로잡혀 있다"면서 "그러나 6~12개월내 시장이 다시 반등할 것으로 보인다" 고 전망했다. 그린스펀 의장은 또한 "재무부의 은행 지분 매입을 통한 2,500억 달러 자금 투입은 리보(LIBOR) 금리와 미국 시중 실세금리와의 간격을 줄이는 역할을 했다"면서 "이는 전통적인 경기부양책보다 훨씬 더 효과적인 방식"이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이 같은 전망에 대해서는 아직 반대 입장이 만만치 않다. 마틴 펠드슈타인 하버드대 교수는 이날 필라델피아의 한 모임에서 "미국 경제는 최소한 내년까지는 회복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전미경제조사국(NBER) 의장을 맡기도 했던 그는 "1년전 시작된 이번 경기침체가 회복세로 방향을 바꾸기에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면서 "이는 소비지출이 30년대 대공황이후 최악의 수준으로 떨어져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NBER은 최근 미국의 경기침체는 지난해 12월 시작됐으며, 내년 중반까지 이 같은 침체가 지속될 경우 대공황이후 최장기간 침체를 기록하게 된다. 전세계 민간 은행을 대변하는 국제기구인 국제금융연합회(IIF)도 이날 전세계가 내년에는 근 50년만에 처음으로 마이너스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IIF는 이날 워싱턴에서 내년 세계전망 보고서를 발표하면서 내년도 세계 성장치를 지난 1960년 이후 처음으로 마이너스 0.4%로 예측했다. 올해의 경우 2% 성장으로 추산됐다. IIF는 전세계 70개국의 400개가 넘는 민간은행을 회원사로 두고 있다. 이날 민간경제연구기관인 컨퍼런스보드가 내 놓은 11월 미국의 경기선행지수 역시 0.4% 하락해 향후 3~6개월 간 경기가 더 나빠질 것임을 예고했다. 컨퍼런스보드의 경기선행지수는 지난 6개월 사이 2.8% 떨어져 1991년 이후 가장 큰 폭의 하락세를 보였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