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30대 남성과 20대 여성은 다른 연령대보다 술ㆍ담배를 많이 하고 스트레스도 많이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회 초년생인 이들은 야근과 회식이 많은 우리나라 직장문화의 영향을 받으면서 건강이 나빠진 것으로 분석된다. 또 성인 4명 중 1명은 고혈압, 10명 중 1명은 당뇨를 앓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보건복지부 질병관리본부는 4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2012년 국민건강영양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복지부가 지난해 전국 3,840가구의 만 1세 이상 1만명을 대상으로 건강검진과 건강설문ㆍ영양파악 등을 종합한 것으로 지난 1998년부터 매년 실시하고 있다.
조사 결과 특히 30대 남성과 20대 여성의 부실한 건강관리가 두드러졌다.
30대 남성의 경우 흡연율은 54.8%로 성인남자 흡연율 평균(43.7%)보다 11.1%포인트 높았다. 또 한 번에 7잔(여성은 5잔) 이상의 술을 주 2회 이상 마시는 고위험 음주율은 25.4%, 최근 일주일간 중등도 이상 신체활동을 하지 않은 신체활동 부족률 52.5%, 체질량지수(BMI) 25 이상의 비만 유병률 40.6%, 에너지ㆍ지방 과잉 섭취율 14.5%로 모두 전체 성인남자보다 높았다.
20대 여성의 경우 흡연율(13.6%), 고위험 음주율(9.2%), 스트레스 인지율(45.5%)이 전체 성인여자보다 높았고 영양부족(24.8%), 에너지ㆍ지방 과잉(7.9%) 등의 문제도 안고 있었다.
이처럼 다른 연령대에 비해 30대 남성과 20대 여성의 건강관리에 문제가 드러난 것에 대해 질병관리본부의 한 관계자는 "사회생활을 시작하는 연령대로 우리나라 직장문화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국민 건강 수준을 높이기 위해 회사 내 건강생활 실천 분위기를 확산하도록 정부와 기업이 힘을 모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각 부문별로 흡연율의 경우 남성은 20대(19세 포함) 41.5%에서 30대 54.8%로 훌쩍 뛰어오른 뒤 40대(49.5%), 50대(41.8%), 60대(26.9%) 순으로 나이가 많아질수록 줄어들었다. 남성 전체 흡연율은 1998년 66.3%에서 지난해 43.7%로 크게 낮아진 반면 같은 기간 여성은 6.5%에서 7.9%로 상승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남성 흡연자의 하루 평균 흡연량은 16개비, 여성은 8개비였다.
고위험 음주율은 남성 가운데 40대가 27.8%로 가장 높았고 30대(25.4%)와 50대(24.5%)가 뒤따랐다. 여성은 20대가 최고치를 보였으며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음주율이 떨어졌다.
영양섭취 부족자 비율은 남성 평균이 7.8%인 데 비해 여성은 두 배가 넘는 16.1%에 달했고 여성 중에서도 20대와 70대가 각각 24.8%, 21.5%로 평균을 훨씬 웃돌았다. 20대 여성이 상대적으로 다이어트를 많이 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만 19세 이상 성인 3명 중 1명은 비만이고 만 30세 이상 성인 4명 중 1명은 고혈압, 10명 중 1명은 당뇨를 앓았다. 고콜레스테롤혈증 유병률은 2008년 10.9%에서 지난해 14.5%로 매년 증가세를 보였다.
질병관리본부는 지금까지의 조사 결과를 토대로 내년 중 건강행태와 만성질환 간의 인과관계에 대한 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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