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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산책] 인도에서 찾은 제2의 한류

최근 위성방송을 통해 한국의 방송을 시청해오던 인도의 한 마을에서 아리랑TV에 초청장을 보내왔다. 지난 12월1일부터 7일까지 개최하는 인도 동북부 지역의 나가랜드 부족 최대 축제인 ‘혼빌 페스티벌’에 축제 역사 최초로 자신들의 부족이 아닌 ‘타국(他國)인 한국’을 초청한 것이다. 그들의 초청 이유는 단 하나, TV를 통해서만 볼 수 있었던 한국을 직접 느끼고 체험해보고 싶다는 이유 때문이다. 나가랜드는 인도의 28번째 주로서 다소 폐쇄적이고 닫힌 사회인데 이례적으로 외국에 대해 문을 열었다. 나가랜드는 강원도보다 조금 더 큰 면적에 200여만명이 살고 있다. 이곳에서는 자신들과 비슷한 생김새의 한국이 이룬 눈부신 경제, 문화적 성장에 매우 관심이 높다. 아리랑TV의 방문이 있던 날 한국의 초등학교격인 나가랜드의 한 주립학교는 그날 수업을 중단시켰다. 아이들은 한국에 대한 궁금증으로 앞다퉈 질문공세를 퍼부었다. “어떻게 한국에 갈 수 있어요?” “한국에 가려면 얼마나 걸려요?” “비와 보아를 초청해 줄 수 있나요?” 등이다. 단지 한국인이라는 이유만으로 사인을 요청하거나 달려와 안기고 팔을 잡고 매달리기도 했다. 원더걸스의 ‘텔미’의 인기는 그곳에서도 마찬가지였다. 한국드라마 ‘풀하우스’를 보고 ‘곰세마리’ 노래를 배웠다며 즉석에서 불러보이기도 했다. ‘곰세마리’는 극중에서 여배우가 부른 노래로 아이들은 연기자의 율동까지 똑같이 따라했다. 그곳 아이들의 꿈은 대부분 한국에서 유학하는 것이고 일부 학생들은 한국 교민들이 많이 거주하는 캘커타로 넘어가 한국교민에게 한국어를 배우고 있었다. ‘혼빌 페스티벌’ 현장에서는 나가랜드 주민들이 태극기를 흔들며 한국의 전통민요 ‘아리랑’을 부르는 등 감동적인 장면도 연출됐다. 이들 중 기성세대들은 한국의 경제발전 및 라이프스타일, 그리고 한국 여성들의 세련미 등에 특히 많은 관심을 보였다. 축제의 장 내에 한국부스에서 일하기를 자청한 나가랜드 자원봉사자들이 한국부스를 공동운영했는데 한국 포스터나 한국과 관련된 DVD를 추첨을 통해 나눠줄 때 당첨되지 못한 많은 현지인들이 돈을 주고라도 살 수 없느냐며 안타까운 심정을 드러냈다. 행사장 내 한복을 입은 모델들과 사진을 찍기 위해 장시간 줄을 서서 기다리기도 했다. 나가랜드는 풍부한 지하자원이 매장돼 있어 중앙 정부가 경제특구로 지정, 도시계획과 인도 북동부 무역로를 개발 중에 있다고 한다. 그런데 이들이 벤치마킹 대상으로 선택한 곳이 바로 한국이다. 인도라는 먼 나라에서, 그것도 인구 200만명의 작은 마을에서 피어난 한국 사랑에 우리는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런데 이러한 현상은 비단 인도뿐만이 아니다. 아리랑TV 제작진이 프로그램 제작차 중동의 아랍에미리트(UAE)를 방문한 적이 있었는데 그곳에서 만난 한 어린아이는 상자에 고이 간직하고 있던 한국산 김을 보여줬다. 김뿐만 아니라 한국에서 가져왔다는 빙과류ㆍ과자 포장지도 보물처럼 간직하고 있었다. 위성방송을 통해서 한국을 동경하고 있던 이들은 단 한 번의 한국 방문 추억을 오랫동안 되새김질 하고 있었다. 이렇게 뜻밖에도 한류는 서남아시아ㆍ중동ㆍ중남미ㆍ아프리카 등 제3세계 국가에서 조용히 일어나고 있다. 중국ㆍ일본 중심으로 일어났던 한류의 불씨가 사그라들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많은 이 시점에 그동안 한류열풍을 일으키기 위해 기울여왔던 노력을 이제는 그 대상지역을 확대하고 지역별로 차별화된 전략적 접근을 시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문화적 진출에서 더 나아가 경제 정보기술(IT) 등 총체적인 글로벌진출이라는 예전보다 확대된 개념으로 나아가야 한다. 무엇보다도 나는 그들의 각별한 한국사랑이 단지 짝사랑으로 끝나지 않도록 우리가 조금만 관심을 쏟으면 제2의 한류가 수억 인도 등지에서 다시 불붙을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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