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정일(사진) 북한 국방위원장이 압록강 하구의 비단도를 금융 특별자치구로 개발하는 개방정책을 추진하고 있다고 홍콩 시사주간지 아주주간(亞洲週刊) 최신호가 23일 보도했다. 이 잡지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지난 4일 정월 대보름을 맞아 평양 주재 중국대사관을 방문, 비단도를 경제특구 및 금융센터로 개발하겠다는 구상을 중국 측 외교관들에게 직접 밝혔다. 김 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올해는 북한을 경제강국으로 건설하는 전환점이 되는 해”라며 “비단도 개발은 중요한 조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비단도는 압록강 하구 항로의 중심선에 위치, 신의주와 인접한 평북 신도군의 최대 섬이며 중국 단둥(丹東)시 관할의 둥강(東港)시와 가까운 거리에 있다. 북한은 비단도에 한국ㆍ중국ㆍ일본ㆍ러시아ㆍ몽골 등 주변국의 경제교류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국제자본시장ㆍ무역시장ㆍ정보시장 등이 융합된 금융센터를 만드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 1월 중국 남순(南巡) 당시 중국의 경제특구 개발 경험을 받아들여 중국 지도부에 비단도 개발계획 구상에 대해 설명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후 미국의 대북 금융제재와 국제정세 변화로 계획이 다소 지체됐다. 아주주간은 “비단도 개발이 북한 개방정책의 시금석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북한 당국은 비단도 주민을 다른 지역으로 이주시키는 대신 출신성분이 우수하고 유능한 엘리트들을 모은 뒤 금융 중심지 등으로 개발하겠다는 계획을 세워놓았다. 현재 신의주 남부에서 비단도를 잇는 직통도로 완공을 앞두고 있으며 중국 둥강시와 비단도를 잇는 교량 건설도 계획하고 있다. 둥강시도 비단도 개발이 경제개발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3,000만톤 물동량 처리 능력의 다둥(大東)항을 동북지방의 주요 물류기지로 건설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한편 북한은 2002년 9월 신의주를 경제특구로 지정하면서 내륙 용암포와 압록강 비단도를 중공업단지로 개발한다는 계획을 마련했으나 초대 행정장관에 임명된 양빈(楊斌) 어우야(歐亞)그룹 회장이 체포되며 이 계획은 무산됐다. 비단도는 60년 압록강 및 두만강 도서 중 북한인이 거주하는 섬 모두를 북한에 할양한다는 북ㆍ중간 국경협정에 따라 북한 영토가 됐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