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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세상] 햄버거는 美를 '비만제국'으로 만들어

■ 음식, 도시의 운명을 가르다 (캐롤린 스틸 지음, 예지 펴냄)


21세기 신성장 동력은 먹을거리에 있다고들 말한다. 하지만 먹을거리는 사실 인류 탄생 이래 항상 중요한 문제로 작용해왔다. 프랑스는 곡물경찰을 통해 식량을 무리하게 파리 중심으로 통제하려다가 민심을 잃어 프랑스 혁명을 촉발했고 미국의 햄버거는 다양한 문화가 한 데 섞인 이민자들 사이에서 탄생한 음식이지만 미국을 비만의 제국으로 만들었다. 2010년 8월 현재도 러시아 등 주요 농산물 생산국의 작황이 악화되면서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자 세계 각국이 애그플레이션(곡물 가격 상승에 따른 물가 상승)이 재연될까 우려하고 있다.

케임브리지 대학에서 '음식과 도시'라는 과목을 강의중인 도시디자인 전문가 캐롤린 스틸은 음식이야말로 우리 삶을 바꾸는 가장 핵심적인 것이라며 지금 도시가 어떻게 먹고 있는지, 음식이 어떻게 도시 문명을 만들었는지 분석했다.

저자는 현재의 식량소비 추세로는 곧 식량 공급이 한계에 이를 것이라고 말한다. 곡식을 얻기 위해 매년 1,900만 헥타르의 열대우림을 쓰러뜨려야 하고 고기를 얻기 위해 사람 10명이 먹을 곡물로 소 한 마리를 먹여야 하며 채소를 얻기 위해 거대한 비닐하우스 농장에 수자원을 고갈시킬 정도로 물을 대야 하기 때문이다.



이처럼 생산된 식품이 몇 개 거대 기업에 집중됐다는 것도 문제다. 책은 전 세계 식품 거래의 80%를 5개의 다국적기업이 장악하고 있다며 이는 전대미문의 무서운 상황이라고 경고한다. 초고속 식품망만 믿고 식량을 전혀 비축하지 않기 때문에 식량 안보에 적신호가 켜졌다는 것이다.

책은 이에 대한 대안으로 '에코도시'로 건설되고 있는 중국 동탄을 예로 든다. 2020년 완공을 목표로 하는 동탄은 일터와 집의 동일구역화, 녹색에너지 동력원, 하수를 이용한 농업공장, 쓰레기 제로 순환 시스템 등이 도입된다. 또 국제적 고립을 식량 자립의 기회로 삼아 성공을 거둔 쿠바의 도시 농업'오르가노포니코'와 오스트리아의 '하수농장', 아일랜드의 '에너지 감소사업계획' 등도 사례로 제시한다. 음식이라는 프레임을 기준으로 문제 해결의 방법을 찾는 게 도시를 구하는 길이라고 저자는 강조한다. 1만 9,7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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