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목요일 아침에] 盧대통령 기업칭찬 그 후

이현우 논설위원 hulee@sed.co.kr

[목요일 아침에] 盧대통령 기업칭찬 그 후 이현우 논설위원 hulee@sed.co.kr 이현우 논설위원 “노무현 대통령이 YS와는 달라야 할 텐데….” 얼마 전 노 대통령이 러시아ㆍ인도 방문 중 기업을 격려한 데 대해 한 기업인이 김영삼 전 대통령 때의 일을 들려주며 한 말이다. YS도 해외에 나갔을 때 기업에 대한 칭찬과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고 한다. 수행기업인과의 간담회가 열리면 과분하다 싶을 정도로 기업인들의 노고를 치하하고 감사 표시와 함께 기업들이 더 열심히 뛸 수 있도록 적극 돕겠다고 강조했다. 이런 치사는 경제가 제일이라는 것, 그리고 기업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외국을 방문하면서 새삼 절감한 데서 나온 것이었다. 기업인들 덕분에 국빈방문이 이뤄진 나라도 있었을 정도니 그의 기업예찬이 의전적 수사만은 아니었다는 게 기업인들의 이야기다. 문제는 YS의 생각이 외국에서의 그때뿐이었다는 점이다. 많은 기업인들이 ‘김포공항에 내리는 순간부터 YS의 머리는 DJ 견제에 대한 궁리로 꽉차는 것 같았다’고 회고한다. 경제는 깡그리 잊어버리고 온통 정치에 몰두하는 것을 빗댄 것이다. YS의 경제성적표가 역대 대통령 중 최악인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노 대통령이 12일부터 오는 12월8일까지 23일 동안 3개 대륙 7개국을 방문하는 정력적인 정상외교를 펼친다. 브라질 등을 방문, 브릭스(BRICs) 외교를 마무리짓고 APEC 정상회의에 참석해 조지 W 부시 대통령과 회담을 갖는다. 이어 아세안+3 정상회의에 참가한 뒤 영국ㆍ폴란드ㆍ프랑스 등 유럽 3개국을 방문한다. 외교성과가 1차적 관심사지만 이번에도 대통령의 기업칭찬이 이어질지 주목된다. 대통령은 외국방문 중 “여러 과제가 있지만 먹고 사는 게 첫째다. 경제는 결국 기업이 하며 기업이 바로 나라라는 생각이 든다. 기업 따로 정부 따로가 아니고 함께 손잡고 뛰어야 한다는 것을 느꼈다”고 말했다. 또 “국가대표가 나인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것은 우리 상품인 것 같다. 고마운 마음은 이루 말할 수 없으며 머릿속에 기업인들을 어떻게 도와줄까 생각하고 있다”는 말도 했다. 그런가하면 “우리기업들이 너무 잘해 혹시 미움받지 않을까 걱정될 정도로 잘하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기업인들로서는 없던 힘도 절로 나게 할 정도의 최상급 찬사다.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기업인들은 아직 이를 온전히 믿지 않는 분위기다. 대통령의 발언이 구체적인 실천으로 나타날 조짐이 보이지 않고 있는 탓이다. 정부는 규제완화와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겠다고 강조하지만 기업들은 여전히 규제로 인한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정치안정도 기업들의 간곡한 희망이지만 현실과는 한참 거리가 있다. 경제를 살리기 위해서는 뭐니뭐니해도 기업이 마음놓고 뛰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대통령의 기업관이 실천으로 이어지는 게 필요하다. 그 첫걸음은 노 대통령이 정치에서 한 발짝 물러나 경제에 전념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다. 대통령은 경제에 제일 신경을 많이 쓰는데도 그렇게 인식되지 않아 안타깝다고 말하지만 그것은 기업이나 국민들의 잘못이 아니다. 국민들에게 노 대통령은 경제보다는 정치에 더 열중하고 화합ㆍ통합보다는 투쟁ㆍ분열적인 이미지가 익숙하다. 이는 그동안 대통령이 정치적 사안에 직접 나서 쟁점화하고 반대세력에 대한 공격을 진두지휘한 데서 비롯된 것이다. 수도이전 문제는 그렇다치더라도 탄핵사태로까지 이어진 선거개입시비, 재신임 문제, 언론과의 불편한 관계, 많이 배운 사람들과 강남사람론 등은 대통령이 먼저 말하고 먼저 행동해서 파장이 증폭된 사안들이다. 오죽하면 여당의원들이 대통령의 자제를 당부하고 나섰을까. 대통??기업칭찬과 ‘노 대통령이 YS와는 달라야 할 텐데’라는 말에는 우리 경제의 해법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기업인들의 말이 ‘YS와는 다르더라’로 바뀌어지기를 기대한다. 그래야 우리 경제가 침체의 늪에서 벗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입력시간 : 2004-11-10 17:55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울경제 1q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