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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 中企자금 제기능 못한다
입력2000-12-27 00:00:00
수정
2000.12.27 00:00:00
송영규 기자
지방 中企자금 제기능 못한다
지방 중소업체의 육성을 위해 지원되는 지방중소기업 육성자금이 시ㆍ도등 지방자치단체의 재원조달 미비와 관리부족으로 흔들리고 있다. 특히 추천을 받아도 절반이 은행에서 제대로 지원받지 못하는 등 제역할을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이에 대한 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27일 산업연구원이 중소기업청의 연구용역을 받아 실시한 '지방중소기업자금 개선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16개 시ㆍ도가 조성한 자금은 전체의 24.5%에 불과한 1,191억원에 그치는 등 자금분담비율이 갈수록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서울, 경기등 일부 지역을 제외한 대부분의 지자체가 원래 계획을 훨씬 밑도는 실적을 보여 적극적인 규모확대에 장애로 작용하고 있다.
그럼에도 대부분의 지자체들은 대출금리의 일부를 보전하는 등 실제 금리보다 과도하게 낮은 우대금리를 적용함으로써 오히려 재정부담을 심화시키고 있다.
또 중소기업들이 시ㆍ도에서 추천을 받아도 실제 자금을 집행하는 은행에서 대출을 해 주지 않는 등 실효성에도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이러한 현상은 올들어 더욱 심화돼 올해 추천을 받은 업체중 불과 42%만이 실제로 자금지원을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산업연구원은 이러한 문제점을 해소키 위해서는 시도별 실정을 반영한 재원분배방식을 적용하는 등 개선책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 지자체 재원조성 안정성 미비= 정부가 조성ㆍ지원하는 지방중소기업육성자금과 매칭펀드로 조성하는 시ㆍ도의 자체 재원조성 규모가 당초 조성키로 한 계획에 훨씬 못미치고 있다.
실제로 각 지자체의 실제 자금 조성액은 계획의 89.7%에 머물고 있고 대구, 충북, 전북, 경상남도 등은 80% 수준도 안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성 재원의 구성도 문제. 98년 68.3%에 달하던 일반회계의 비중은 99년 66.2%, 올해 35.1% 로 급속히 줄어든 반면 지방채는 31.7%, 33.8%, 48.1%로 급상승 했으며 재정 투ㆍ융자 차입금도 98,99년에는 전무했던 것이 올해는 16.8%나 차지했다.
◇ 갈수록 낮아지는 지자체 분담비율
지방중기 육성자금에 대한 지자체 분담비율도 눈에 띄게 줄어들고 있다. 지원이 처음 시작됐던 94년 정부 지원액 대비 지자체 자체 조성비율이 117.8%에 달했지만 이후 계속 줄어들어 98년에는 71.9%, 지난해에는 67.6%까지 줄었고 올해는 무려 절반수준으로 추락, 32.5%에 불과하다.
7년만에 무려 4분의 1수준으로 떨어진 것이다. 특히 충북, 경북등 재정자립도가 낮은 지역은 불과 한자리수대에 그치고 있다.
◇지나친 우대금리 적용
현재 지자체는 조성기금을 은행에 예치하고 이자수입을 활용해 벤처기업등에 대출금리의 3% 이상을 이차보전하는 초우대금리를 적용하고 있다.
하지만 벤처기업의 높은 사업위험을 감안하면 융자금 회수 실패에 따른 재정출혈이 우려된다. 성공하더라도 기업은 단지 원리금만을 상환하기 때문에 지자체의 재정부담이 오히려 크게 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산업연구원의 지적이다.
연구원은 또 자금이 창업초기 벤처기업의 과다차입을 유도할 수 있는 부작용도 있다고 설명했다.
◇추천심사 따로 대출심사 따로
업체가 시ㆍ도에서 추천을 받아도 은행에서 대출을 제대로 못받고 있다는 것도 문제다. 지자체의 추천액 대비 대출실행율을 보면 94년 64.4%에 달했지만 99년에는 53.5%로 감소했고 올해는 42.0%로 추락했다. 추천받은 기업 2곳중 1곳 이상은 은행에서 대출을 받지 못했다는 결론이다.
더욱 심각한 것은 경기와 제주, 부산,인천등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40% 미만의 대출실행률을 보이고 있고 10~20%대에 그치고 있는 곳도 전남ㆍ북등 6곳에 달한다는 점이다.
이 같은 현상이 벌어지는 이유는 시ㆍ도에서 심사를 해도 최종 결정권을 보유한 은 행이 다시 심사를 하기 때문이다. 즉, 시ㆍ도의 추천기능은 별 실효성이 없이 진행됐다는 것이다.
◇담보력 있는 기업만 지원
은행은 대출금 회수에 실패하면 전액 자체 손실이 된다.
따라서 은행은 대출 여부를 결정하는 것은 정책적 고려가 아니라 추천업체의 담보력과 0.8%인 취급수수료다. 이과정에서 시ㆍ도는 은행이 과연 정책목적에 부합하는 대출결정을 내리는 지 감독ㆍ조정할 수 있는 기능이 전혀 없다.
결국 담보력 있는 기업만이 정책자금을 활용함으로써 정책목표인 '담보부족으로 자금난을 겪고 있는 지방 중소기업에 대한 지원'은 사라진 것이다.
◇자금배정 방식 바꿔야
이러한 문제점을 개선키 위해 재정자립도, 지원실적, 조성액등을 고려해 16개 시도별로 매칭펀드 비율을 달리 적용하는 방안이 강구될 필요가 있다.
정부도 사전 일괄배정 방식에서 벗어나 지자체의 실제 조성액등을 확인해 지원하는 수시배정방식으로 전환하는 것이 필요하다. 또 자금 관리방식도 예치방식이 아닌 대여방식으로 바꾸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외에도 정책자금 집행기관과 평가기능을 지자체와 중소기업청으로 각각 분리하고 구체적인 평가기준을 마련하는 것도 중요하다.
송영규기자 skong@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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