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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감자' 문책칼날 어디까지…

'은행감자' 문책칼날 어디까지… "제목에 칼대기 어려울것" 관료책임 유야무야 예상 김대중 대통령의 부실은행 완전감자에 대한 문책지시가 내려짐에 따라 금융정책 당국자와 부실은행 경영진, 부실기업주에 대한 매서운 단죄바람이 불게 됐다. ▦금융관료들은 공적자금 낭비에 대한 국민적 비판 속에서 ▦은행경영진은 공적자금을 수혈받고도 은행을 빈껍데기로 만든 책임속에서 ▦부실기업주는 국민혈세를 지원받고도 모럴해저드(도덕적해이)에 파묻혔다는 비난 속에서 긴장의 날을 곧추세우고 있다. 금융계에서는 그러나 이번 책임론의 종착역은 은행경영진과 부실기업주에 대한 칼바람으로 종식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정책집행에 대한 책임은 이번에도 예외없이 유야무야될 것이라는 것. 금융관료들은 벌써부터 대통령의 언급 자체가 비현실적인 정치적 언급이라며 우회적으로 반박하고 나섰다. ◇정부, 은행감자 책임공방 오래 끌지않겠다 완전감자의 책임 주체인 금감위 고위 관계자는 "대통령 언급이 나온 이상 책임추궁 작업은 불가피할 것"이라면서도 "책임공방으로 지나치게 시일은 끌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금융ㆍ기업구조조정의 대미를 앞두고 정책당국의 추진력이 와해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 정부는 이에 따라 이르면 다음주 중 감자를 둘러싼 '말바꾸기' 부분에 대해선 대국민 사과 형태로 '잘못된 정책'에 대한 자아비판을 마무리지을 방침이다. 그러나 정책결정에 관여한 전ㆍ현직 관료들에 대한 책임추궁은 현실적으로 가능하겠느냐는 회의론이 강하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지난 97년 환란에 이르게 한 강경식 전 부총리의 예를 들며 "정책 집행결정에 대한 지나친 책임론은 자칫 구조조정의 동력을 훼손시킬 수 있으며 관료들의 의사결정 능력을 떨어뜨릴 수 있다"며 부작용을 설명했다. ◇화살은 은행경영진에 집중 포화 금융계에선 은행감자를 둘러싼 책임론이 결국엔 해당 은행 경영진에게 돌아갈 것으로 보고 있다. 은행장은 물론 비등기임원들 상당수에까지도 민ㆍ형사상 책임 압박이 가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감자대상 은행 중 서울은행을 제외한 5개 은행장의 교체는 기정 사실화하고 있다. 교체시기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금감원 고위 관계자는 "여론은 부실은행 경영진에 대한 즉각 교체를 주장하고 있지만 당치도 않은 말"이라고 강조했다. 내년 2월 금융지주회사 출범 때까지는 현 경영진이 책임지고 마무리해야 한다는 것. 이근영 금감위원장도 최근 임원회의에서 은행장 즉각 교체는 언급하지 않도록 주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은행경영진 문책은 내년 2~3월 정기주총 때 30~40여명의 경영진이 물러날 것으로 예상된다. 관심은 은행 경영진에 대해 민ㆍ형사상 책임추궁이 가해질지 여부. 이에 대해선 역시 회의적 분위기가 강하다. 은행 부실의 원인이 대부분 고의적 과실이 아닌 은행장의 통제력 약화와 경영능력 등 주관적 부분에 기인한 게 크다는 해석이 주류이기 때문이다. 일부에서는 옛 제일은행 경영진의 예를 들며 주주에 의한 민사상 책임이 가해질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책임추궁 주체는 예금보험공사다. ◇부실기업주 문책도 다시 부상 대우 경영진과 워크아웃 기업주에 대한 단죄작업에 이어 또한번 부실기업주에 대한 매서운 추궁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11ㆍ3 부실판정에서 퇴출로 판정된 기업을 비롯, 공적자금 투입은행의 부실을 심화시킨 기업 일부에 대해선 기업주에 대한 '희생양'식 단죄가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 부실기업주에 대한 국세청과 검찰의 '푸닥거리'가 임박했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이 정도로 매듭지어질까 이번 문책의 핵심은 역시 정책 당국자, 즉 금융관료다. 아직까지는 회의적 분위기가 강하다. 공적자금 추가조성 및 낭비에 책임있는 사람은 이헌재 전 재경부 장관 등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현직 관료로 있어 '제 목에 칼을 들이대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벌써부터 대우차 매각실패에 대한 문책논란처럼 유야무야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여론이 심상찮다. 공적자금 추가조성과 감자 등 2가지 핫이슈에 관여한 정책당국자의 구체적 이름을 거명하며 책임추궁을 압박하고 있다. 민간연구원의 한 연구위원은 "부실은행 경영진과 기업주에 대해서만 책임을 물을 때 과연 여론이 수긍하겠느냐"며 정책당국자들이 어떤 식으로든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야 할 이라고 강조했다. 김영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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