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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백화점이 보건복지가족부와 9일 출산장려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범국민적인 저출산 극복 운동에 나선 것은 기업이 저출산 문제 해결을 위해 본격 나섰다는 데 의미가 큰 것으로 평가된다. 아무리 정부가 정책으로 지원해도 기업이 외면하면 실질적인 효과를 거둘 수 없기 때문이다. 전재희 복지부 장관이 저출산 문제 해소를 위해 기업의 동참을 호소해온 것도 이를 의식한 행보로 풀이된다. 전 장관은 "기업은 당장 출산휴가를 가고 육아휴직을 하겠다는 직원이 있으면 귀찮아 하고 구조조정 우선순위로 두지만 인구가 줄어들면 이른 시일 내에 기업의 기반이 무너질 수 있다"며 기업에 저출산 경고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지난달 24일 전 장관이 대한상공회의소ㆍ전국경제인연합회ㆍ무역협회 등 경제단체 회장단과 회동을 갖고 출산율 제고를 위해 기업들이 일과 가정을 양립하는 데 힘써주고 가족친화 기업이 확산되도록 도와줄 것을 당부한 것도 마찬가지 이유에서다. 한동안 저출산 문제로 고심하던 유럽 국가 가운데 출산율이 상승해 2.0대를 유지하는 스웨덴ㆍ프랑스 등도 기업이 그만큼 나섰기 때문이다. 롯데백화점이 복지부와 MOU를 맺고 추진하기로 발표한 계획 가운데 눈에 띄는 방안도 여성들이 아이를 낳고 기르면서 일을 하는 데 불편함이 없도록 한 것들이다. 복지부는 출산휴가와 육아휴직 보장, 탄력적인 출퇴근 허용 등을 통해 여성들이 사회참여 욕구를 충족하면서도 출산을 꺼리지 않는 문화가 조성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강민규 복지부 고령사회정책과장은 "출산율 증대를 위해서는 보육료 지원, 사교육비 감소와 더불어 여성들이 자유롭게 일하는 환경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며 "앞으로 다른 기업들도 저출산 극복을 국가적 과제로 인식하고 출산율 향상에 적극 동참해달라"고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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