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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사설] 세계은행의 역할

<아시안월스트리트저널 1월13일자>

남아시아를 강타한 지진해일로 인한 막대한 인명 및 재산피해는 아직 많은 아시아인들이 대자연의 위협과 함께 빈곤에서 벗어나지 못했음을 잘 보여준다. 이에 따라 지난 46년 이후 전세계 빈곤퇴치에 5,000억달러를 쏟아부은 세계은행의 역할에 대한 의문이 점차 확산되고 있다. 세계은행의 미래와 관련해 주목되는 점은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오는 5월 임기가 끝나는 제임스 울펀슨 총재의 후임으로 누구를 지명하고 세계은행의 개혁에 대해 어떤 의견을 내놓을지 여부다. 새 총재의 지명과 함께 세계은행이 과감한 내부개혁에 착수해야 할 필요성이 절실한 상황이다. 세계은행의 운영상 여러 문제점들은 이미 공공연한 비밀이다. 세계은행이 제공한 차관의 상당 부분은 현지에서 낭비되고 권력층에 의해 착복되기 일쑤다. 문제는 이 같은 낭비된 원조자금이 선진국 납세자들은 물론 개발도상국의 빈곤한 노동자들의 주머니 속에서도 나온다는 것이다. 이 점이 바로 세계은행을 강도 높게 비판한 국제금융기구(IFI)의 ‘멜처 위원회’가 원조방식을 단순한 차관제공에서 해당국의 성과에 연동된 무상원조로 변경하고 독립적인 감사시스템을 확립할 것을 요구한 이유다. 무엇보다 독립적인 감사시스템 확립이 가장 중요하다. 원조 대상국의 차관 사용용도와 개선상황 등을 면밀히 검토해야만 원조절차에 대한 계량화 및 정확한 전망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원조 후 해당국의 초등교육ㆍ예방접종ㆍ도로개통ㆍ전력공급ㆍ수자원개발 등 여러 분야에 대한 개선사항을 철저히 살펴봐야 한다. 원조의 지속 및 증액 여부도 원조자금이 효율적으로 사용되고 있음이 확인된 후에 결정돼야 한다. 한마디로 “성과가 없는 곳에 더이상의 원조는 없다”라는 확실한 기준을 세울 필요가 있다. 아직까지도 세계은행 내부에서 독립적 감사시스템 도입을 논하는 것은 금기시되고 있다. 새로운 세계은행 총재는 비록 내부의 거센 저항에 부딪히더라도 이 금기를 깨뜨려야 한다. 현재 차기 세계은행 총재로 존 테일러 미 재무부 차관, 크리스틴 토드 휘트먼 전 환경보호국(EPA) 국장, 콜린 파월 국무장관 등 여러 인물들이 물망에 오르고 있다. 부시 대통령은 두번째 임기 동안 세계은행 등 국제금융기구의 개혁을 추진할 뜻을 분명히 했다. 빈곤 퇴치를 위한 전세계적 노력을 위해서라도 세계은행에 대한 개혁작업은 더이상 미룰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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