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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금융위기 후 최고 청약률 부동산 열풍 지나치지 않나

부동산 열풍이 식을 줄 모르고 있다. 지난달 전국 아파트 평균 청약 경쟁률이 17.2대1로 2009년 1월 이후 6년반 만에 최고치를 나타냈다. 8월에는 이보다 더 높은 18.9대1을 기록하고 있다. 분양 때마다 수만 명이 몰려 경쟁률이 최고 300대1까지 치솟는 지역도 있다고 한다. 보통 7, 8월은 무더위에다 휴가철이 겹치는 비수기인데도 올해는 이례적이다.

전셋값이 급등하자 빚을 내서라도 집을 사려는 실수요자들이 늘어나고 있는 게 주된 이유다. 부동산 거래를 활성화하고 투자심리를 살리려는 정부의 의도가 어느 정도 효과를 거뒀다는 평가가 가능하다. 문제는 가계부채 증가와 공급과잉이다. 대출받아 집을 산 사람이 많다 보니 가계부채가 줄기는커녕 1,100조원을 훌쩍 넘었다.

신규 분양 아파트의 경우 기존 아파트와 달리 분양가의 70%까지 대출할 수 있다. 높은 청약률에 고무된 건설사들이 분양물량을 쏟아내고 있어 공급이 넘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8~10월에 예정된 분양물량은 전국적으로 12만2,000가구에 이른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59%나 급증한 수준이다. 최근에는 분양권 전매를 노린 투기수요가 가세하면서 거품 우려까지 제기된다.



벌써 일부 지역에서는 분양권 웃돈이 반 토막 난 집들이 생기는 등 불길한 징후가 감지되고 있다. 당장은 거래와 분양이 잘돼 시장이 선순환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안으로는 불안요소가 켜켜이 쌓이고 있다는 얘기다. 더구나 지금은 중국 경제 둔화, 미국 금리 인상에다 안보 불안 등 대내외 경제환경이 불확실하다.

이런 상황인데도 계속되는 부동산 청약 열기를 정상적이라고 볼 수는 없을 것이다.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부동산 대란이 왜 빚어지고 고통이 얼마나 심했는지 정책당국은 물론 국민 모두가 되돌아볼 때다. 때를 놓치면 호미로 막을 수 있는 것을 가래로도 못 막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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