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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 월가동향] 전통적 9월 위기설 “이번엔 없다“
입력2003-08-31 00:00:00
수정
2003.08.31 00:00:00
뉴욕 증시가 가장 싫어하는 9월이 돌아왔다. 지난 52년간 월별 주가 동향을 조사하면 9월에 주가가 가장 많이 하락했다. 10월은 87년 블랙먼데이, 98년 롱텀캐피털 매니지먼트(LTCM) 경영위기로 인한 주가 폭락 등 뉴욕 증시의 위기가 겹쳤던 달이다. 일단 9~10월은 펀드매니저들이 심리적으로 피하고 싶은 시기이고, 11월에 주가를 바짝 올려 연말 보너스를 두둑히 타려고 한다.
뉴욕 증시에는 9월 장세 흐름이 노동절 연휴를 보낸 후 첫 개장일에 의해 결정된다는 속설이 있다. 올해는 2일이다. 노동절 연휴는 여름의 끝자락에서 맞기 때문에 대부분의 매니저, 투자가들이 가족들과 함께 휴가를 떠난다. 지난 29일은 평일이었는데도 맨해튼 거리가 일요일처럼 썰렁할 정도로 금융가 사람들이 뉴욕을 떠나 있었다. 이번주는 투자자들이 모두 연휴를 끝내고 돌아와 트레이딩 데스크에 앉기 때문에 최근 몇주 동안 거래량 부진을 극복할 것으로 보인다. 다른 한편으론 주요 투자가들이 시장에 참여하기 때문에 고평가된 주식을 팔고, 저평가된 주식을 사는 과정에서 주식시장이 조정을 맞을 가능성이 크다. 다우존스와 S&P500 지수등 블루칩 지수는 지난 6개월 연속, 나스닥 지수는 7개월 연속 상승했기 때문에 올해도 9월은 조정이 필요하다는 것이 프로들의 생각이다.
하지만 9월에 주가 조정이 필요하더라도 그 폭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유력하다. 첫째는 주가 변동폭을 예측케 하는 불안지수(VIX)가 20 포인트 대로 떨어져 이라크전때 50 포인트 가까이 치솟았던 것과 비교하면 투자 세계에 낙관적 마인드가 높게 형성돼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이 불안지수를 상승시킬 요인이 없는 것은 아니다. 중동에 화약 냄새가 진동하고, 한반도 비핵화는 적어도 레토릭상으로 힘들어 보인다. 이런 요인들에도 불구하고 뉴욕 증시 투자가들의 마인드가 안정되고 있는 것은 경기 회복에 대한 자신감이 높기 때문이다.
미국 공업지대를 대표하는 시카고 제조업 지수는 8월에 58.9로 9개월만에 최고를 기록하고, 미국 소비지출이 같은 시기에 0.2% 상승, 미국 경제의 버팀목인 소비가 든든함을 보여줬다. 2ㆍ4분기 미국 성장률이 한달전에 2.4%로 발표됐다가 3.1%로 수정된 것은 4월보다 5월이 좋고, 5월보다 6월의 통계가 개선됐기 때문이다. 경기가 좋아질때는 수정된 지표가 좋아지는 경향이 있다. 최근의 지표를 보면 미국 경제 회복이 가속 페달을 밟은 양 빨라지고 있기 때문에 뉴욕 증시의 전통적인 9월 위기설은 이번에 없을 것으로 많은 투자자들은 기대하고 있다. 회계부정사건, 이라크 전쟁으로 점철돼 다우존스 지수가 7,300 포인트, 나스닥 지수가 1,100 포인트까지 떨어지던 지난해와 상황이 다르다는 것이다.
지난주(8월 25~29일)엔 5영업일 동안 다우존스 지수는 0.7%, 나스닥 지수는 2.6%, S&P500 지수는 1.5% 상승했다. 다우 지수는 4주 연속, 나스닥과 S&P500 지수는 3주 연속 상승했다. 중요한 것은 다우존스 지수는 9,400 포인트, 나스닥 지수는 1,800 포인트, S&P500 지수는 1,000 포인트의 심리적 경계선을 넘어섰다는 점. 이 경계선이 다음 도약을 위한 발판인지, 숏세일(공매도)의 타깃 존인지는 이번 주에 지켜볼 일이다.
S&P500 지수는 지난 6월 6일에도 1,000 포인트를 넘었다가 이번에 다시 회복한 것으로, 이는 블루칩 지수의 경우 서머 랠리(summer rally)가 없었고, 지리한 횡보 장세가 이어지고 있음을 의미한다. 같은 기간에 나스닥 지수는 11% 올라 기술주에서만 서머 랠리가 시현된 것이다.
이번주에 초점을 맞출 거시지표는 5일에 발표되는 8월 노동통계다. 경기가 회복되고 있지만, 신규 일자리를 창출할 정도의 힘을 받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8월 실업률은 6.3%로 7월의 6.2%보다 올라갈 것으로 시티그룹은 전망했다. 2일 발표되는 공급관리협회(ISM) 제조업 및 비제조업 지수, 3일의 7월 건설 지출, 4일 2ㆍ4분기 생산성과 7월 공장 주문 등도 증시가 유념하는 지표들이다.
이번주에는 기업 실적 발표가 적지만, S&P500 기업으로 내셔널 세미콘덕터가 분기(6~8월) 실적을 발표하고, 퀘스트 커뮤니케이션, 하인츠등도 실적 발표가 예정돼 있다.
과거 50년간 통계에서 9월이 뉴욕증시에 가장 불운한 달이었지만, 소매업과 반도체는 이 가운데서도 상승했다는 베어스턴스의 통계가 있다. 소매주는 8월에 0.8%, 반도체주는 17% 상승했다.
<뉴욕=김인영특파원 inkim@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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