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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타이 느슨하게 매고 어두운 곳에서 TV 보지 마세요

■ 실명 유발하는 녹내장 예방하려면

갑작스러운 충혈·심한 안통 땐 즉시 정밀 검진 받아야

조기 발견시 안약 꾸준히 넣고 안압 높이는 행동 주의를

안과의사가 한 여성의 눈 상태를 검진하고 있다. 녹내장은 초기 증상이 없어 조기 발견이 힘든 만큼 40대 이상은 1년에 한 번씩 안과 검진을 받는 것이 좋다.
/서울경제DB



#. 최근 건강검진을 받은 직장인 김명수(가명·42)씨는 안과검진 항목 중 안압(안구 내 압력)이 정상보다 높게 나와 정밀검진을 받은 결과 '녹내장 초기'라는 진단이 나왔다. 평소 약간 눈이 건조한 것 이외에 별다른 눈의 이상 증상이 없었던 김씨는 "녹내장은 초기에 별다른 증상이 없어 뒤늦게 발견되는 경우가 많고 증상이 악화되면 실명될 수도 있는 질환"이라는 의사의 말에 깜짝 놀랐다.

녹내장은 당뇨의 합병증으로 발생하는 당뇨망막병증, 눈의 안쪽 망막의 중심부에 위치한 신경조직인 황반에 문제가 생겨 발생하는 황반변성과 더불어 실명을 유발하는 3대 안과 질환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녹내장 환자 수는 매년 두 자릿수의 증가세를 기록하며 급증하고 있고 병원을 찾는 환자 수는 한 해 60만명을 넘어서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녹내장은 안압 상승으로 시신경이 눌리거나 혈액 공급에 장애가 생겨 시신경의 기능에 이상을 초래하는 질환이다. 악화될 경우 점차 시야가 좁아져 결국에는 실명에까지 이르게 된다. 시야가 눈 중심의 바깥쪽에서부터 점차 손상되기 때문에 처음에는 시야가 좁아지는 것을 잘 느끼지 못한다.

문제는 시신경이 80~90% 이상 손상될 때까지 특이한 증상이 나타나지 않기 때문에 조기 발견이 힘들다는 점이다. 간혹 급성으로 안압이 올라가는 경우에는 갑자기 눈이 충혈되고 시력이 떨어지며 심한 안통과 두통, 구토 증세까지 나타나는 경우도 있다.

이가영 한림대강남성심병원 안과 교수는 "녹내장의 가장 큰 문제는 시신경이 많이 손상될 때까지 증상이 거의 없다는 것"이라며 "침침한 것 같다거나 덜 보이는 것 같다는 모호한 증상을 느끼는 환자도 있지만 이때는 이미 녹내장이 상당히 진행된 상태"라고 말했다.

안압이 높지 않아도 발생하는 정상 안압 녹내장 환자가 점차 늘고 있는 것도 녹내장의 진단을 어렵게 한다. 녹내장의 원인은 크게 두 가지다. 첫 번째는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듯 높은 안압이 시신경 유두에 물리적 손상을 주게 돼 녹내장이 발생하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허혈성 손상, 다시 말해 시신경으로의 혈류 장애가 시신경 유두에 영향을 줘 녹내장이 발생하는 것이다. 이 같은 정상 안압 녹내장 환자는 안압이 정상 범위(10~21㎜Hg)이지만 혈류 장애로 서서히 시신경이 손상되기 때문에 조기 발견이 매우 힘들다.

시신경은 한번 손상 시 회복되기 어려운 만큼 녹내장은 조기 발견과 예방이 최선이라고 전문가들은 당부한다.

당뇨병·고혈압·고도근시·비만 등의 만성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이나 만 40세 이상인 사람은 녹내장 고위험군으로 연 1회 이상 정기적인 안과 검진을 받는 것이 좋다. 녹내장을 앓았던 가족력이 있는 사람, 스테로이드 약물에 감수성이 높은 사람 등도 녹내장 위험군이다. 고령자의 경우 건강검진 항목에 안압 등 안과 항목이 있는지 미리 확인하는 것도 좋다. 정상 안압 녹내장 환자도 늘고 있는 만큼 안압이 정상일지라도 눈의 통증이나 피로감 등의 이상 증상을 느낀다면 정밀 검진을 받는 것이 좋다.



평소 녹내장을 예방하기 위한 생활습관을 지니는 것도 중요하다. 매일 넥타이를 매는 직장 남성들이 녹내장을 더 조심해야 한다. 넥타이를 30분간 맨 후 안압을 측정했을 때 안압이 평균 2㎜Hg 상승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듯이 넥타이는 목의 혈관을 압박해 혈액순환 장애를 유발하며 안압을 상승시킬 수 있다.

김진국 비앤빛 강남밝은세상안과 대표원장은 "녹내장은 고혈압·당뇨와 같은 질병 환자나 가족력 또한 영향을 주지만 안압 상승이 발병의 주요 원인이기 때문에 항상 유의할 필요가 있다"며 "따라서 넥타이를 맬 경우에는 손가락이 두 개 들어갈 정도로 여유 있게 매고 무리하게 물구나무를 서거나 무거운 역기를 드는 행동도 안압 상승을 유발하므로 주의하는 것이 좋다"고 당부했다.

녹내장으로 진단되면 금연을 해야 하며 무거운 역기를 들거나 트럼펫과 같은 악기를 부는 것은 안압을 상승시켜 질환을 악화시킬 수 있는 만큼 주의해야 한다.

녹내장 진단을 위해서는 시신경 기능의 검사가 가장 중요한데 최근 의학 장비의 발달로 녹내장을 조기에 발견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녹내장으로 이미 손상된 시신경은 회복하기 어렵다. 단지 기존에 남아 있는 시신경을 보존하기 위해 안압을 낮추는 세 가지 방법으로 약물요법·레이저요법·수술요법이 있다.

녹내장 환자는 자칫 실명할 수 있다는 두려움에 정신적 스트레스를 받기 쉬우므로 심리적 안정이 필요하다. 규칙적인 생활과 충분한 수면을 취하는 것이 좋다.

녹내장은 완치의 개념보다는 평생 관리를 하는 질환이기 때문에 약물 치료 시 처방받은 안약을 용법에 맞게 매일매일 점안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치료 후에도 본인의 눈 상태를 가장 잘 아는 의사를 주치의로 삼아 지속적인 관리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안약 넣는 것을 잊어버리거나 소홀히 해 안압이 잘 조절되지 않으면 그만큼 증상이 악화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그러나 녹내장 환자 10명 중 6명이 제때 점안을 하지 않는다는 연구 결과도 나오고 있어 주의가 당부된다.

건양의대 김안과병원이 지난해 6월부터 8월까지 3개월간 병원을 방문한 녹내장 환자 415명을 대상으로 약물 사용 실태를 조사한 결과 점안을 거르는 날이 있는 등 점안 사용 규칙을 제대로 지키지 않는 환자가 전체의 61.4%(255명)를 차지했다. 또한 녹내장 환자의 약 60~70%는 자신이 점안 중인 안약의 유효기간이나 부작용에 대해 정확히 알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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