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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터리] 민족정신의 광복

이승헌 국제평화대학원대학교 이사장

올해로 광복 59주년이다. 60주년을 눈앞에 두고 있지만 진정 우리는 독립을 이뤘다고 할 수 있을까. 한민족은 단군시대와 그 이전 상고시대에 찬란한 정신과 문화를 꽃피웠지만 ‘고열가 단군’을 끝으로 내부적으로 분열하고 외세로부터 끊임없이 침략을 받으며 민족정신도 쇠락의 길을 걸었다. 근현대에는 일본의 식민지 종속을 거치고 해방을 맞았으나 그것은 미국과 소련의 제2차 세계대전 승리의 결과로 주어진 독립이었으며 또한 이들에 의해 다시 남북으로 분단돼야 했다. 이제 우리는 지난 역사를 거울삼아 현실을 냉정히 바라봐야 할 때다. 지금 우리가 처한 상황과 국제정세는 100년 전과 흡사하다. 무엇보다도 정신적 뿌리 찾기에 집중해 민족의 역량을 기르는 일이 시급하다. 민족정기를 바로 세우고 단합하지 못한다면 우리에게 지난 전쟁과 패망의 역사가 다시 오지 않으리라 장담할 수 없다. 미래를 짊어질 우리 청소년들로 하여금 역사를 통해 무엇을 배우게 할 것인가를 진지하게 성찰해야 한다. 유대인들은 자라나는 청소년들에게 독일 나치즘 아래서 어떤 희생을 치렀는지를 철저히 교육시켰다. 유대인은 역사의 뼈아픈 체험을 통해 종교도, 사상도 넘어 오로지 민족을 중시하는 체질로 단련됐다고 할 수 있다. 그렇게 해서 유대인은 2,000여년 만에 이스라엘이라는 국가를 탄생시키고 세계 곳곳에서 경제 및 법률 분야를 통해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이제 우리는 한반도의 작은 울타리를 뛰어넘어 민족 구성원 하나하나가 홍익인간이라는 평화적 철학과 정신력으로 무장하고 우수한 자질을 길러 세계로 뻗어나아가야 할 때다. ‘25시’의 작가 콘스탄틴 게오르규는 “홍익인간이라는 통치이념은 지구상의 법률 중 가장 강렬하면서도 가장 안전한 법률이다. 21세기 세계를 이끌어갈 철학이 될 것”이라고 말한 바 있으며 자크 시라크 프랑스 대통령도 우리의 건국이념을 두고 “다른 나라는 어려울 때 성인(聖人)이 나왔으나 한국은 아예 성인(聖人)이 나라를 세우셨다. 한국은 부러운 나라”라고 할 만큼 홍익철학은 지난 세기의 패권주의를 극복할 수 있는 가능성을 지닌 평화철학이다. ‘지배와 대결의 세계관’을 ‘조화와 상생의 평화적 정신’으로 대체하는 일은 “널리 세상을 이롭게 한다”는 홍익인간 정신을 민족시원의 정신으로 삼고 있는 한민족의 몫이다. 이제 2002년 월드컵축구대회 당시에 ‘붉은 악마’의 열기를 통해 보여준 한민족의 기개와 열정을 민족정기로 승화시키는 노력이 필요하다. 2,000여년 동안 잠들어 있던 민족혼이 깨어나 광복 60주년은 세계 한민족이 모두 진정한 민족정신광복의 원년으로 삼을 수 있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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