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1년 동안 국내 대기업들의 단기부채가 급증하면서 부채비율이 크게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재계 전문 인터넷 사이트인 재벌닷컴(www.chaebul.com)이 매출액 상위 1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부채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현재 유동부채 총액은 199조1,887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2.3% 증가했다. 유동부채는 1년 내에 갚아야 하는 단기차입금ㆍ지급어음ㆍ외상매입금ㆍ선수금 등을 뜻하며 이 같은 유동부채 증가로 매출 상위 100대 기업의 부채 총액도 6월 말 현재 320조6,925억원으로 1년 새 27.6%나 급증했다. 이들 기업의 평균 부채비율은 지난해 6월 말 89%에서 올해에는 101%로 높아졌다. 특히 최근에는 국내외 금융시장에서 금리가 오름세를 보이고 있어 기업들의 금융비용 부담도 한층 커지고 있다. 부채 증가 현황을 기업별로 보면 지난해부터 잇단 인수합병(M&A)에 나섰던 대한전선의 유동부채가 지난해 5,435억원에서 1조4,981억원으로 1년 새 176% 급증했고 84%이던 부채비율도 257%로 세배나 높아졌다. 한화석유화학도 지난해 6월 말 4,523억원이던 유동부채가 1년 사이 1조2,457억원으로 크게 늘었다. 대한해운ㆍ현대종합상사ㆍE1 등도 1년간 유동부채가 배 이상 증가했다. STX조선의 경우는 유동부채와 함께 장기성 부채도 급증해 부채비율이 326%에서 1,478%로 네배 이상으로 뛰었다. 아시아나항공ㆍSK네트웍스ㆍ동부건설ㆍ대한항공ㆍSTX엔진 등의 부채비율도 올해 상반기에 300%를 넘어선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삼성전자ㆍ현대자동차ㆍ포스코 등은 장ㆍ단기 부채가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이고 부채비율도 20~70%에 불과해 글로벌 기업다운 재무 건전성을 과시했다. 이밖에 롯데쇼핑ㆍLG디스플레이ㆍ삼성테크윈ㆍKT&Gㆍ삼천리 등도 부채 총액이 줄거나 자기자본이 늘어나 부채비율이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한 시장전문가는 “최근 몇 년 사이 무리한 M&A 등으로 부채비율이 크게 높아진 기업이 늘어나고 있는데 국내외 금리가 가파르게 오르고 있어 이들 중 자금난을 겪는 기업이 나오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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