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건 전 미국 대통령 사망

10년간 알츠하이머병과 투병… 자택서 임종

레이건 전 미국 대통령 사망

10년간 알츠하이머병과 투병… 자택서 임종

• 레이건 전 미 대통령 사망

• 레이건 알츠하이머와의 고독한 싸움

• 레이건 전 美대통령 사망 - 한반도정책

냉전 종식에 앞장섰던 미국 제 40대 대통령 로널드 레이건이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벨 에어 소재 자택에서 5일 오후2시(현지시간)께 93세를 일기로 타계했다.

미망인 낸시 레이건(82) 여사는 성명을 통해 "내 가족과 나는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이 10년간 알츠하이머병과의 투병생활 끝에 93세를 일기로 별세했다는 사실을알린다"고 밝히고 "우리는 모든 이들의 기도에 감사한다"고 말했다.

레이건가(家) 수석 보좌관격인 조앤 드레이크는 10년간 알츠하이머로 투병해온레이건 전 대통령이 폐렴 합병증으로 서거했다고 밝혔다. 낸시 여사와 두 자녀인 론(로널드) 2세와 패티 데이비스가 임종했으며 입양한 아들인 마이클은 사망 직후 도착했다.그의 유족으로는 첫부인인 배우 제인 와이먼과의 사이에서 난 딸 모린이 있다.

조지 부시 대통령은 레이건 전 대통령의 죽음과 관련, "미국으로서 슬픈 날"이라면서 레이건 치하에 "미국은 분열과 의혹의 시대를 종식했으며 그의 지도력하에전세계는 두려움과 독재의 시기에 종말을 고했다"고 평가했다.

클레어 부컨 백악관 대변인은 조지 부시 대통령이 파리에서 이날 오후 앤드루카드 백악관 비서실장으로부터 레이건 전 대통령의 사망 사실을 보고받았다고 전했다.백악관은 레이건 전 대통령의 사망 직후 백악관에 걸려있던 성조기를 반기형식의조기로 바꾸었다.

민주당 대선후보인 존 케리 상원의원은 성명을 통해 " 그는 민주당원들의 가슴을 쓸어내리게 할 때조차도 미소를 머금고 정직함과 공개적인 논쟁을 통해 이를 달성했다"면서 "이견에도 불구하고 그는 오후 5시면 우리가 민주당원이나 공화당원이아니라 모두 미국인이며 친구라는 고귀한 이상을 지니고 있었다"고 평가했다. 빌 클린턴 전 대통령도 진정한 미국인이라고 애도했다.

마거릿 대처 전 영국 총리는 " 레이건은 냉전을 자유진영의 승리로 이끄는 데그 누구보다도 많이 기여했으며 그는 총 한번 발사하지 않고 이를 달성했다"고 평가했으며 나카소네 야스히로(中曾根康弘) 전 일본 총리는 레이건 전 미국대통령은 "공산주의와의 냉전에서 자유주의를 승리로 이끈 위대한 대통령이었다"고 추모했다.

냉전 체제 종언의 상징인 독일의 요하네스 라우 대통령은 1987년 당시 서독 베를린을 방문한 레이건 전 대통령이 브란덴부르크문에서 소련의 고르바초프 대통령에게 베를린 장벽을 허물라고 촉구한 연설은 절대로 잊지 못할 것" 이라고 회고했다.

레이건 전 대통령은 1981~1989년 대통령을 연임하면서 공화당을 자신의 보수적인 색채로 재편하고 냉전의 한 축인 소련을 `악의 제국'으로 부르며 소련과 동유럽공산주의 체제 붕괴를 목표로 소련과의 경쟁에 매진했다.이 때문에 미.소 냉전 구조를 종식시키는데 일조했지만 미국 국가 부채가 3배로 늘어난 3조억 달러에 달하기도했다.

또 두번째 임기중엔 레바논에 붙잡힌 미국인 인질들의 석방을 얻기 위해 이란의도움을 추구하면서 이란에 비밀리에 무기를 판매하고 그 대금 일부를 니카라과 좌익정부와 싸우는 우익 반군을 지원하는데 사용한 이른바 `이란-콘트라' 스캔들이 드러나 정치적 타격을 입기도했다.

배우 출신의 레이건 전 대통령은 1981년 암살을 모면했고 최근 10년 동안은 알츠하이머병과 투병하면서 공개석상에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지만 미 역대 대통령중최장수를 누렸다.

그는 대통령직에서 물러난지 5년 뒤인 1994년 뇌세포가 손상되는 불치병인 알츠하이머병 진단을 받았다고 발표하면서 "이제 나는 내 인생의 일몰에 이르는 여정"을시작杉鳴？말했다.

레이건 전 대통령의 장례는 오는 11일 워싱턴에서 국장으로 치러지고 그의 시신은 캘리포니아에 있는 '레이건대통령 도서관'에 안치된다고 로스앤젤레스 소재 CBS2 뉴스가 전했다.

CBS2 뉴스는 레이건 전 대통령 측근 소식통을 인용,레이건의 시신은 워싱턴으로옮겨지기 전 조문객들이 애도의 뜻을 표시할 수 있도록 7-8일(월.화) 이틀간 캘리포니아에 있는 레이건대통령 도서관에 안치된 뒤 포인트 무구(Point Mugu) 해군 기지에서 비행기로 워싱턴으로 운구된다고 전했다.

워싱턴으로 옮겨진 그의 시신은 다시 9일과 10일(수.목) 이틀간 미 국회의사당원형건물에 안치된다. 이어 11일 워싱턴 소재 대성당에서 국장이 거행되고 장례식직후 시신은 다시 캘리포니아로 돌아와 시미 밸리에 있는 레이건대통령 도서관 언덕에 묻히게 된다.

/ (워싱턴.로스앤젤레스 AP.AFP=연합뉴스)

입력시간 : 2004-06-06 15: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