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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증권·보험도 카드신화 재연" 삼성 "수성서 성장으로"

■삼성-현대차 금융 진검승부 벌인다<br>자산규모선 삼성이 압도적으로 앞서지만<br>현대차, 그룹 지배구조 맞물려 적극 육성<br>삼성도 제조업 경영방식 도입·공세 전환


#1. 이건희 삼성 회장은 지난 8월 금융계열사 사장단을 긴급 소집했다. 이 회장은 미국ㆍ유럽 등 주요국 증시가 일제히 폭락하는 등 금융위기가 확산될 조짐을 보이자 이에 대한 공동 대응책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특히 삼성 금융사들은 기존의 '수성'에서 올 들어 '성장'으로 전략을 바꿨다. 실제로 이 회장은 최근 들어 금융계열사에 어느 때보다 높은 관심을 갖고 있고 이는 계열사 최고경영자(CEO) 인사로 이어지고 있다. #2. 현대차그룹은 최근 녹십자생명을 전격 인수했다. 현대차그룹이 은행만 뺀 모든 금융사를 소유하는 순간이었다. 업계의 한 고위소식통은 "현대차가 그룹의 지배구조와 맞물려 금융 부문에 상당한 의욕을 갖고 있다"며 "특히 생명과 증권의 세 확장 속도가 빨라질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삼성과 현대차그룹이 금융시장에서 벌이는 승부는 단순한 자존심 싸움을 넘어선다. 두 그룹의 경쟁이 금융시장의 과열을 조장하는 부분도 없지 않지만 국내 금융업계의 판을 흔들 수 있는 핵심 요인이라는 점에서 금융계의 가장 큰 화두인 점은 분명해보인다. ◇치열한 격전장은 카드=삼성과 현대차그룹의 재계 라이벌전이 가장 치열한 금융시장은 카드다. '업계 2위 자리'를 놓고 벌이는 타이틀매치다. 현대카드 출범 때만 해도 '체급' 자체가 달랐다. 그러나 현대카드가 비약적인 성장세를 보이며 진검승부가 연출되고 있다. 두 카드사 모두 ▦개인정보 유출사고 ▦은행을 끼지 않는 전업계 카드사라는 교집합을 이루면서 호사가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라이벌 양상은 지난 3ㆍ4분기 실적에서 확인된다. 현대카드는 3ㆍ4분기에 카드 이용실적 18조451억원을 기록해 삼성카드를 앞질렀다. 그러나 금액차이는 불과 411억원에 불과했다. 2ㆍ4분기에는 삼성카드가 17조3,750억원을 기록해 현대카드(17조192억원)를 앞질렀다. 경쟁구도는 앞으로 보다 치열해질 것이라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삼성그룹과 현대차그룹 모두 금융계열사를 확대하겠다는 의지가 확고하지만 직접적인 비교가 가능한 곳은 카드사뿐이어서 라이벌전의 최전선이 될 수밖에 없다는 이유에서다. 카드업계의 한 전략담당 임원은 "삼성으로서는 카드시장에서 현대에 뒤처진다는 것을 용인하기 어려웠을 것"이라며 "그렇다고 현대가 이를 구경만 하고 있지는 않을 것이기 때문에 두 카드사 간 경쟁은 보다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보험ㆍ증권, 아직은 삼성이 우세하지만=카드 부문을 뺀 보험이나 증권 분야에서는 아직까지 삼성 쪽이 압도적인 우위를 보이고 있다. 실제 삼성증권의 시총(7일 종가 기준)은 3조7,294억원으로 HMC투자증권(4,327억원)을 8배 이상 웃돈다. 보험사의 경우 삼성생명과 삼성화재의 업력과 규모를 감안하면 녹십자생명은 걸음마 수준이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현대카드의 전례를 주목한다. 현대카드 출범 초기 삼성카드는 현대카드를 라이벌로조차 여기지 않았다. 2002년 당시 다이너스카드 인수로 출범한 현대카드의 시장점유율은 1.5%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9년이 지난 현재 현대카드의 시장점유율은 16% 수준까지 비약적으로 증가했다. 현대차그룹의 추진력과 계열사 지원 가능성 등을 감안하면 증권이나 보험 분야에서도 마음먹기에 따라 언제든 계열 금융사들이 상위권으로 치고 올라올 수 있다는 얘기다. ◇규모는 삼성이, 내실은 현대차가=자산규모 등 객관적인 수치만 놓고 보면 금융계열사는 삼성이 더 크다. 그러나 내실은 현대차그룹 쪽이 더 탄탄하다. 삼성생명의 자산규모는 148조원으로 약 3조원 수준인 현대차그룹의 약 50배에 달한다. 증권도 삼성이 현대차 쪽보다 4배가량 크다. 하지만 금융계열사 운용을 통한 재미는 현대차 측이 더 보고 있다. 6월 공정거래위원회가 공개한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 경영성과' 자료를 보면 삼성은 지난해 금융을 제외한 일반기업 순이익률이 10.3%를 기록했다. 반면 금융계열사 순이익률은 6.38%로 일반기업보다 낮았다. 현대차그룹은 반대였다. 현대차 계열 금융사의 순이익률은 16.53%로 그룹 계열사 순이익률 10.44%를 크게 웃돌았다. 현대카드는 지난해 1,250억원을 현대자동차에 중간배당하기도 했다. ◇왜 금융영토 진출하나=삼성이나 현대차 입장에서는 금융이 새로운 먹거리 분야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이 회장이 국내 금융권의 관행과 경쟁력 등에 아쉬워하는 점이 많은 것으로 안다"며 "금융권은 대기업 입장에서도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수 있지 않겠느냐"고 밝혔다. 삼성과 현대차는 제조업에서 세계 1위를 해본 만큼 금융에 본격적으로 뛰어들 경우 국내 금융시장을 바꿔놓을 수 있을 것이라는 평가도 많다. 금융지주사의 한 고위관계자는 "삼성이나 현대차 같은 대기업 입장에서는 금융을 키워 그룹 내 성장동력을 다양화하고 싶어 할 것"이라며 "자금력과 해외진출 경험 등이 더해진다면 국내 금융사의 수준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삼성이나 현대차 금융계열사들이 지나치게 계열사 지원을 받는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현대차는 퇴직연금을 HMC투자증권에 몰아주고 삼성카드는 계열사들이 실적을 일방적으로 높여주는 등 금융사로서의 경쟁력을 높이는 데는 소홀한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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