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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이탈 당분간 이어질듯…내달까지 조정 가능성"

미국 QE 종료 앞두고 외국인 이탈 가능. 유럽위기와 국내 실적모멘텀 부족도 악재


미국의 양적완화(QE) 정책 종료와 유럽발 재정위기, 달러화 강세에 완성차 업체들의 생산 중단까지 악재가 한꺼번에 쏟아지며 증시 조정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미국의 양적완화 조치가 종료되는 6월까지 외국인의 매수세 전환을 기대하기 힘들 것으로 보면서 따라서 현재의 조정 국면이 내달까지 이어질 가능성에 무게중심을 두고 있다. 23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들은 4,100억원의 순매도를 기록했다. 8거래일째 순매도를 이어가면서 총 3조3,000원을 팔아 치웠다. 특히 프로그램 비차익거래 매도는 이날 1,800억원 억원을 비롯해 8거래일 동안 무려 2조3,000억원이나 쏟아져 나왔다. 외국인 매도총액의 3분의2가 비차익 매도라는 것이다. 비차익거래는 15개 이상 종목을 한꺼번에 패키지로 프로그램을 통해 사고 판다는 점에서 한국 증시 자체를 팔고 있다는 의미며 따라서 외국인의 이탈 우려 역시 커지고 있다. 이날 증시 조정은 국내외에서 동시다발로 터진 악재가 큰 영향을 미쳤다. 지난주 미국 신용평가사인 피치가 그리스 국가신용 등급을 BB+에서 B+로 한꺼번에 3단계나 낮추면서 유럽과 미국 증시에 하락시켰고 이에 국내증시에서 외국인 자금의 유출세가 강화됐다. 이러한 외국인의 매도에는 기본적으로 2차 양적완화(QE2)의 종료를 앞두고 달러 강세추세가 이어지면서 달러자금이 한국 등의 신흥국을 떠나 미국으로 회귀하는 데 있다는 평가다. 여기에 유럽과 미국의 재정위기ㆍ실적부진 이슈가 이어지면서 이탈속도를 높인 셈이다. 협력업체의 직장 폐쇄로 부품공급에 차질이 생긴 국내 자동차업계들이 생산을 일부 중단한 것도 투자심리를 더욱 얼어붙게 했다. 외국인들은 자동차와 조선이 포함된 운수장비 업종에서 1,800억원을 하루만에 순매도 했고 또 화학업종에서도 1,800억원이 순매도를 이어갔다. 운수장비와 화학에서 차익실현성 매물을 집중적으로 쏟아놓으면서 전체 시장을 흔들고 있는 것이다. 국내 증시의 투자심리가 극도로 약화된 상태에서 외국인의 매도세를 받쳐줄 국내 매수세력이 없다는 것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지난 4월 9조1,990억원에 달했던 일평균 거래대금은 이달 들어서는 6조9,110조원으로 줄었고 이날은 6조2,392억원까지 떨어졌다. 투신 등 기관과 외국인이 쏟아내는 물량을 개인들만이 외로이 받아내고 있으나 역부족인 상황이다. 조윤남 대신증권 연구원은 “미국 양적완화 종료로 유동성이 줄어들고 유럽 재정위기가 심화될 경우 코스피지수가 2,000포인트 아래로 떨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오현석 삼성증권 연구원은 “2,100선을 지지하는데 실패했기 때문에 시장에서 다시 한번 더 가격조정이 나올 가능성이 높다”라며 “조정이 6월까지는 이어질 것 같다”고 진단했다. 전반적인 글로벌 경기둔화 우려에도 불구하고 국내 기업들의 실적은 여전히 견조한 것으로 분석됐다. 5월 수출이 사상처음으로 500억달러를 돌파하는등 사상최대치를 예상하기 있기 때문이다. 다만 수급면에서 양적완화가 종료된 후 외국인들의 ‘팔고 보자’는 심리가 해소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이지혜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전반적인 투자심리 위축을 극복할 모멘텀이 뚜렷하지 않은 만큼 혼조세가 지속될 것”이라며 “실적이 뒷받침되는 내수ㆍ유통ㆍ기계 업종 등에 관심을 가질 만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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