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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ing&Joy] 작가의도 상관없이 작품에만 충실하면 'OK'

정형화 된 감상법 없지만 전시작품 사전 공부 필수<br>야수파 탄생전후 사진 출현, 회화의 기록 임무 종언 등 역사적 배경 알면 흥미 배가

‘마티스와 불멸의 색채화가展’이 열리고 있는 서울시립미술관은 매서운 추위도 아랑곳 없이 야수파의 그림을 감상하기 위해 몰려든 인파로 북적이고 있다.

[Living&Joy] 작가의도 상관없이 작품에만 충실하면 'OK' 정형화 된 감상법 없지만 전시작품 사전 공부 필수야수파 탄생전후 사진 출현, 회화의 기록 임무 종언 등 역사적 배경 알면 흥미 배가 우현석 기자 hnskwoo@sed.co.kr 사진=이호재기자 ‘마티스와 불멸의 색채화가展’이 열리고 있는 서울시립미술관은 매서운 추위도 아랑곳 없이 야수파의 그림을 감상하기 위해 몰려든 인파로 북적이고 있다. # 전시회의 양적 팽창 얼마 전까지만 해도 국내에서 진행되는 미술작품 전시에는 관람객이 많이 들지 않았다. 하지만 지난 2001년 개최된 ‘오르세이 미술관(파리)작품전’에 29만 명이라는 인파가 몰리면서 미술전시 대중화의 가능성이 보이기 시작했다. 이어 2004년 한국일보가 주최한 샤갈전은 서울에서 50만, 부산에서 16만 명 등 총 66만 명을 동원하는 전대미문의 기록을 세우며 미술작품 전시회가 대중화의 길로 접어들었음을 각인시켰다. 전문가들은 미술작품 전시회의 양적 성장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의 미술감상 문화는 이제야 성숙기로 접어들고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이웃나라 일본의 경우 이미 80년대에 대가들의 전시회에 관람객이 폭증하는 성장기를 거쳐, 이제는 사조와 분파에 따른 작품을 감상하는 완숙기에 들어서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20년 정도 늦은 것이다. 하지만 미술계에서는 이 같은 관중 동원의 양적 성장이 머지않아 미술작품 감상 문화의 질적 성장으로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따라서 미술에 조예가 없는 문외한이라도 이 같은 기회를 통해 좋은 작품들을 자주 접하면 안목을 강화할 수 있다. # 미술작품 감상방법 일반인들은 미술 작품 감상에 대해 막연한 거부감과 두려움을 가지고 있다. 음악의 경우 클래식이든, 대중 가요든 공간의 제약을 받지 않고 일상에서 쉽게 접할 수 있지만 미술 감상은 작품이 있는 전시장을 찾아 눈으로 보아야 하는 물리적 한계 때문에 음악 보다는 다소 생경한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이 같은 막연한 관념의 벽만 허물어 버리면 미술작품 감상에 의외로 쉽게 다가 갈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작가의 작품 세계를 억지로 이해하려는 강박증에서 벗어나야 한다. 모든 예술이 그렇지만 특히 미술작품은 개인의 감성에 충실하면서 작가가 던져준 오브제(Objet: 영어의 object와 같은 뜻으로 물체 또는 객체를 의미한다)를 작가의 의도와 상관이 없이 받아들이면 된다. 다시 말해 미술작품 감상에는 정형화된 틀이나 기법이란 없는 것이다. 다만 특정한 테마를 통해 전시가 이루어지므로 이에 관한 사전 지식을 가지고 전시장을 찾는 것은 필수적이다. 또 전문가의 견해나 해설에 연연할 필요도 없다. 전문가는 작품의 이해에 도움을 줄 수는 있지만 미술감상에서 중요한 것은 이해가 아니라 느낌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대미술, 특히 추상미술은 작품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알기 쉽게 설명해 보자. 구상은 눈에 보이는대로 받아들일 수 있다. 특히 근대미술을 이끌어 온 거장들의 작품은 구상의 영역을 벗어나지 않기 때문에 어렵지 않게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현대 미술은 이야기가 다르다. 추상이 주도하는 현대미술은 난해한 표현으로 대중과의 관계가 단절되기 때문에 철학적인 논리나 귀연 설명이 필요하다. 추상적인 현대 미술의 난제는 바로 여기서 출발한다. 현대미술은 작가의 눈에 보이는 것을 그리는 게 아니라, 작가가 아는 것을 그리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추상화가 현대 미술을 주도하게 된 배경은 무엇일까. 야수파는 20세기초 선을 보였다. 이 보다 70년전인 1839년 프랑스인 화가인 다게르(Lewis Jacque Mande Daguerr)와 과학자인 니엡스(Joseph Nic phore Niepce)는 은판(銀板)을 활용한 원시적 형태의 카메라를 발명했다. 이후 카메라는 그림이 맡아오던 사실 묘사를 대신하게 됐다. 카메라의 등장으로 사물을 베낄 필요가 없어진 화가들은 그들의 상상력에 채워져 있었던 족쇄를 과감히 집어 던져 버리고 자신의 생각을 화폭에 담기 시작했다. 한편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도 야수파가 세상에 처음 선을 보인 1905년에 발표됐다. 물리학은 미술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어 보이는 학문이지만 인간의 정신 흐름을 대변해 주는 동시대의 문화현상이라는 점을 알고 야수파의 작품을 감상하면 미술작품 감상은 더욱 재미있어 진다. # 마티스와 야수파 그림의 감상 포인트 마티스와 야수파의 감상 포인트는 색채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마티스는 평생토록 색채에 집착한 화가다. 따라서 이번 전시의 테마는 색채에 맞춰져 있다. 하지만 마티스와 야수파는 다양한 색을 사용하지 않고, 강한 원색을 사용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야수파와 마티스는 오렌지색이나 진한 빨간색 같은 원색을 처음으로 사용했다. 야수파 이전 화가들은 자연 색을 모방했기 때문에 강렬한 색상을 사용한 적이 없다. 때문에 야수파의 색채 선택은 그 당시로는 엄청난 변혁이자 실험이었다. 따라서 이 번 전시에 출품된 작품을 감상하면서 강렬한 색채들을 어떻게 구현했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이와 관련 서순주 박사(전시 총감독)는 “이번 전시는 미술의 역사와 사조를 조명한다는데 큰 의미가 있다”며 “때문에 야수파가 처음 세상에 선을 보였던 100년전의 센세이션을 생각하면서 그림을 감상하면, 현실 세계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특유의 색처리 등에 흠뻑 빠져 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전시에서 선보이는 작품은 야수파 작가 20명의 작품 122점 중 유화 94점, 종이작품 28점이며 전시되는 모든 작품의 가격은 800억원에 이른다. #전시가 성사되기까지 이 번에 전시되는 작품은 스위스, 벨기에, 네덜란드, 프랑스 등 유럽 각지에서 모아 온 것이다. 미국에도 적지 않은 거장들의 작품이 있지만 미국 측에서는 작품을 빌려주는 데 상당한 액수를 요구해 이 번 전시 처럼 미술 사조를 이루는 여러 작품들을 한 자리에 모으는 것은 점점 힘들어지고 있다. 유명 작가들의 작품은 어느 나라 사람이든 모두 보고 싶어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600여 곳에 이르는 전세계 메이저 미술관들 중 10%는 예외 없이 비슷한 기획을 하기 때문에 작품을 구하는 것은 전쟁이나 다름 없다. 특히 한국은 자체적으로 보유하고 있는 작품이 없어 교환 전시를 희망하는 대여자들로부터 관심을 끌지 못한다는 핸디캡을 안고 있다. 이와 관련 서순주 박사는 “우리나라에서 이 같은 전시를 기획하려면 대여 기관에 설득력 있는 테마 제시해야 한다”며“이번 기획도 우리나라에서는 미술 사조를 아우르는 총체적인 전시가 없었다는 점을 강조하고 설득한 끝에 성사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번 전시는 세계 어느 미술관에서도 단 한번도 시도된 적이 없는 야수파에 등재된 작가 20명을 총 망라한 유일무이한 기획”이라며 “일반인에게 널리 알려진 주요 작가 뿐만 아니라 미술사에서 다소 소외된 그러나 야수파를 논할 때 빠뜨릴 수 없는 프로방스의 야수파 화가들 까지 한데 모은 명실상부한 야수파의 대축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입력시간 : 2005/12/14 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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