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저축성 보험상품의 이자율 경쟁으로 홍역을 치루었던 손해보험사들이 기준금리 인상을 계기로 다시금 이자율 올리기 경쟁에 나서고 있다.
금융감독원의 권고로 상반기에 5%이하로 낮췄던 내렸던 손보사들은 이달 들어 최고 5.3%까지 이자율을 올렸다. 지난달 30일 손보사들은 8월부터 적용할 저축성보험 이자율을 공시했는데, 그 과정에서 마치 ‘007작전’을 방불케하는 눈치작전을 펼쳤다.
대부분 손보사들이 이날 저녁 6시께 5.1%의 이자율을 공시했다. 하지만 밤 9시께 대형손보사인 A사가 5.2%로 공시하자 곧이어 경쟁 관계에 있던 B사와 C사가 각각 5.3%, 5.2%로 변경해 재공시했다.
이처럼 손보사들의 공시이율이 계속 달라지자 시중은행의 방카슈랑스 담당자들도 당황스러워했다는 후문이다. 아예 일부 은행들은 이같은 보험사들의 행태를 경고하고자 짧게는 1주일, 길게는 한 달간의 상품판매 중단이라는 자체 조치를 취하기도 했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4%대에 보험에 가입한 가입자들과의 형평성 문제도 있을 뿐 만 아니라 뒤늦게 공시이율이 달라지면서 그 다음날부터 일선 창구에서 혼선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손보업계에서도 일부 회사들의 과도한 금리경쟁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하고 과도한 영업 경쟁을 자제하자는 내부 자정결의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감독원도 손보사들의 금리 경쟁이 과열되자 실태파악을 한 뒤 과도한 영업행위에 대해서는 제재조치를 내리기로 했다.
금감원의 한 고위관계자는 “실태파악을 한 후 과도한 영업행위에 대해서는 제재조치를 내리겠지만 무엇보다 손보사들이 과열경쟁을 막기 위한 자정노력이 가장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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