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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정유업계에서 에쓰오일은 후발주자다. 매출이나 시설 규모에서 선발주자들에 아직 못미치지만 투자와 연구개발(R&D)만큼은 선두를 달리겠다는 것이 에쓰오일의 경영 방침이다. 이를 위해 최근 신사업으로 적극 추진하고 있는 것이 합성수지·합성고무 등의 기초 원료인 '올레핀'이다.
에쓰오일은 올레핀 정제 설비의 고도화를 꾀하는 한편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 서비스 개발(TS&D·Technical Service & Development) 센터를 새로 짓는 중이다.
또 현재 잔사유 고도화 컴플렉스(RUC)와 함께 올레핀 계열의 석유화학 하류부문으로 진출하기 위해 올레핀 다운스트림 컴플렉스(ODC) 프로젝트의 기초설계를 진행 중이다. 이 프로젝트의 목표는 값싼 잔사유를 고가의 올레핀 하류 제품과 휘발유로 바꿔 정유사업의 수익성을 개선하는 것이다. 또 수요와 가치가 앞으로도 하락할 전망인 중질유 제품을 고부가가치의 가솔린이나 올레핀 기초유분으로 업그레이드하는 시설을 추가하게 되면 역시 수익성 제고에 도움이 된다.
이와 함께 중질유로부터 생산되는 원가 경쟁력이 높은 올레핀 기초유분을 원료로 투입, 올레핀 하류 사업에 확고한 경쟁력 기반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에쓰오일은 최신 정유 기술을 적용한 중질유 분해시설과 올레핀 하류부문 시설을 건설하는 사상 최대 규모의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에쓰오일 관계자는 "성장세가 정체돼 있는 단순 연료유 생산에서 벗어나 석유화학 산업과의 통합을 통한 사업 다각화를 추진하려면 원가 경쟁력과 최신 기술력을 갖춘 정유·석유화학 복합시설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중질유 분해시설은 가장 경쟁력 있는 프로필렌 기초유분 생산시설로 꼽힌다. 최근 셰일가스 개발의 영향으로 납사 분해시설의 경쟁력이 현저히 약화된 상황에서 공급이 충분하지 않은 프로필렌 유분을 낮은 원가로 대량 생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에쓰오일은 최신 중질유 분해 시설로 인해 수익 개선과 안정적인 운영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중질유 분해시설과 함께 건설될 올레핀 하류부문 시설은 단순한 기존시설의 확장에 그치지 않는다. 에쓰오일은 내부적으로 올레핀 하류부문 시설이 자동차부터 가전제품, 정보기술(IT)과 바이오기술(BT) 등 고부가가치 분야로 적용 범위가 확대될 첨단 소재를 생산하는 기지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올레핀 하류부문 제품은 향후 꾸준한 수요 증가가 예상되며 특히 1인당 소비가 아직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는 개발도상국에서의 수요는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밖에도 에쓰오일은 신성장동력을 탐구하기 위해 서울 강서구 마곡산업단지에 TS&D 센터를 짓고 있다. 2만9,000여㎡ 부지에 들어설 TS&D 센터는 기존의 온산 기술연구소에서 수행해 오던 석유제품·공정 연구와 대내외 기술지원 등의 기능을 통합해 맡게 된다. 이를 통해 기존 석유정제사업에 대한 R&D 활동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한다는 계획이다. 새 TS&D 센터는 오는 2016년 말 완공될 예정이다. 에쓰오일 측은 "올레핀 하류부문 사업은 시장지향적 사업으로 고객·시장 맞춤형 제품 개발이 관건"이라며 "신설될 TS&D센터에서 이 같은 기능을 담당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에쓰오일은 임직원들이 현재에 안주하지 않고 끊임없이 신시장을 개척할 수 있도록 재충전의 기회를 보장하고 있기도 하다. 조직 구성원들의 창의적이고 자유로운 사고를 장려하기 위해 5년째 집중휴가제를 실시하고 있다.
2주 이상 장기 휴가를 쓸 수 있도록 하는 집중휴가제는 '충분한 휴식을 통해 업무 몰입도를 높여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로 인한 업무 공백은 업무 대행체제로 대응하고 있다. 임원이나 팀 리더가 집중휴가를 떠날 경우 다른 임원이나 팀 리더가 휴가자의 업무를 대행하도록 했다. 이로 인해 다른 부서의 직무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지고 부서별 칸막이가 낮아지는 효과도 거뒀다.
이밖에도 에쓰오일은 유연하고 창의적인 근무 분위기를 장려하기 위해 복장 간소화도 실시한다. 넥타이와 정장 대신 비즈니스 캐주얼을 입은 직원들이 더 유연하게 소통하고 아이디어를 낼 수 있도록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서다.
亞太 첫 5년 연속 DJSI 월드 기업에 유주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