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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 지친 심신, 휴가로 달래자
입력2006-08-07 16:38:31
수정
2006.08.07 16:38:31
일터를 벗어나 휘파람 불며 휴양지로 떠나는 휴가철이다. 요즘 직장인은 살인적인 폭염을 피해 산과 바다로 대거 이동하고 있다.
휴가는 직장생활에서 주어진 업무를 수행하느라 지치고 찌든 몸과 마음을 정상으로 회복시켜줄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심신이 편안하고 기가 살아야 업무 능률이 오른다. 대부분 직장인은 여름과 겨울로 나눠 며칠씩 쉰다.
누구나 아무리 바빠도 일주일에 하루는 푹 쉬어야 하듯이 상반기에 누적된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제때 휴식을 취하는 것이 ‘생체리듬’에 유리하지 않을까. 정치 지도자들은 그러나 전국을 휩쓴 수해로 국민들의 마음이 불편한데다 서민 경제가 갈수록 어려운 점을 고려해 휴가 대신 민생 현장을 찾거나 휴가 가는 것을 망설이고 있다. 강재섭 한나라당 대표는 지난 2일부터 20일 동안 민생투어에 나섰다. 김근태 열린우리당 의장은 김병준 교육부총리 인사파문과 문재인 전 청와대 민정수석의 법무장관 기용 문제 등으로 당ㆍ청 관계가 미묘한 탓인지 아직 휴가를 떠나지 못하고 있다.
몸·마음 편해야 업무능률 올라
그래도 노무현 대통령은 7월31일부터 4일까지 주로 관저에 머물며 휴가를 보냈다.
중대사를 다루는 국가 지도자는 국정을 원만하게 수행하기 위해서 적당한 휴식이 필수적이다.
과도한 업무로 인해 피로가 누적된 상태에서 내린 정책 결정은 위험하다. 심신이 불편할 때 합리적인 판단이 나오지 않는다.
일시적 휴식은 일의 연속이다. 더구나 쉴 때는 느긋하게 잘 쉬어야 한다.
즐기는 수단은 다양하다. 등산과 골프, 테니스, 명상, 걷기, 독서, 영화감상, 깊은 대화, 자원봉사 등 무수히 많다.
무엇보다 허위의식을 탈피해 적절한 비용으로 보람 있고 유쾌하게 보내는 것이 중요하다.
60세 넘어 골프를 배운 김상협 전 총리는 필드에서 서너 번 운동한 뒤 “세상에 이렇게 재미있는 운동이 있나”라며 지인들과 라운딩하면서 휴식을 취하고는 했다고 한다. 이분의 골프에 얽힌 에피소드가 재미있다. 아마추어 골퍼들 사이에 홀인원과 이글, 싱글을 했을 때 축하하는 뜻에서 기념패를 해준다. 그런데 김 전 총리 댁에는 ‘파패’가 있다고 한다. 동반자들이 그분 실력을 감안, 어려운 ‘파’(예컨대 파 4홀에서 네 번 만에 홀에 볼을 넣음)를 기록했다고 기념패를 제공했다.
우리나라는 여자 프로골프 세계 최강국이며 골프 인구가 300만명에 달하고 매년 증가 추세다.
그러나 정치인과 공직자들 사이에 ‘골프’가 또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한나라당 경기도당 위원장을 맡았던 홍문종 전 의원이 수해 골프로 제명당했다. 김혁규 열린우리당 최고위원은 수해 중에 라운딩 ‘미수’로 곤혹을 치렀다. 또 열린우리당 소속 이호웅 국회 건설위원장을 비롯한 인천 지역 안영근ㆍ신학용ㆍ한광원 의원이 지난달 중순 골프 외유를 다녀와 물의를 빚자 당 윤리위원회가 진상조사에 착수했다.
권오규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최근 부총리 재임 기간 중에는 가급적 골프를 하지 않겠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간부회의에서 국민들의 공감을 얻지 못하는 행동(라운딩)을 굳이 할 필요가 있느냐고 말해 사실상 골프 자제령을 내렸다는 후문.
골프는 좋은 취미 종목 가운데 하나다. 다만 공직자에게는 접대골프와 수해나 가뭄, 현충일 등 시기가 문제다.
공직자도 정기휴가 때 각자 부담으로 골프를 하는 것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평소 눈치 보느라 골프를 하지 못한 공직자들은 이번 휴가 때 마음껏 즐기기 바란다. 한편 대안으로 찜찜한 라운딩 유혹을 과감히 뿌리치고 등산이나 명상, 독서로 전향하면 어떨지 모르겠다.
‘종합병원’으로 불리는 등산은 다소 힘이 들지만 뒷맛이 상쾌하다. 예약이 필요 없고 비용이 적게 들며 동반자 수도 마음대로 정할 수 있다. 산행 중에 지혜가 생기며 마음이 넓어진다. 명상도 권장할 만하다. 조용한 휴양지나 사찰, 기도원에 며칠 머물면서 자신의 삶을 다시 디자인 해보는 것도 값진 휴가가 아닐까.
정치지도자들도 재충전 필요해
나는 지금 무엇 때문에 살고 있으며 자신의 신분에 따라 어떻게 보내는 것이 가장 현명할지 중간 정산할 필요가 있다.
아울러 시간에 쫓겨 읽지 못한 책을 보는 것도 방법이다. 특히 삼성경제연구소가 여름 휴가 때 최고경영자(CEO)가 읽을 만한 책으로 뽑은 20선 가운데 피터 드러커의 ‘위대한 혁신’과 엘리자베스 퀴블러 로스의 ‘인생수업’, 조엘 오스틴의 ‘긍정의 힘’, 법정스님의 ‘살아 있다는 것은 다 행복하라’ 등을 권하고 싶다.
정신과 의사인 인생수업 저자는 “무엇인가 바꿔야 하고 바꿀 힘이 있다면 그렇게 해야 하지만 바꿀 수 없다면 그 상황을 인정하는 방법도 배워야 한다”고 주문한다. 우리나라는 지금 무척 중요한 시기다. 나라 경제가 어려운 가운데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체결문제와 민생법안 처리, 당ㆍ청 관계, 정계 개편 등 현안이 산적해 있다. 특히 지도층 인사는 잘 정돈된 마음으로 아집보다는 국가이익 차원에서 중대사안을 다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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