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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괄수가제] 환자욕구 제한 의료 질 떨어져

특히 적정진료를 통해 보험재정 절감효과만을 노리는 현행 DRG는 고급진료를 원하는 환자들의 의료욕구를 철저히 배제, 환자나 의료기관 모두에게 큰 걸림돌이 되고 있다.현재 DRG는 기존의 9개 질병군에 이달부터 소화기계 8개 질환이 새로 추가돼 3차 시범사업 중이다. 이중 의료현장에서 가장 심각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질병군은 백내장 수술과 제왕절개 분만술 그리고 외과계의 맹장수술 등으로 나타나고 있다. 먼저 안과계 전체 수술건수의 약 40%를 차지하는 다발성 질환인 백내장 수술의 경우를 보자. 대부분이 인공수정체를 삽입하는 경우가 많은 백내장 수술에서 환자들은 부작용이 없고 안정성이 높은 고급렌즈를 원하는 사례가 많다. 그러나 병·의원 입장에서는 백내장 수술이 DRG에 묶여 있기 때문에 환자의 요구대로 고급 인공수정체를 시술을 해줄 수가 없다. 자연히 환자와 의료진간의 입씨름이 자주 벌어지기 마련. 또 산부인과의 제왕절개술도 마찬가지 현상이 벌어진다. 출산을 위한 내원환자들의 약 50%는 무통분만을 요구할 정도로 선호도가 높다. 그러나 DRG의 정해진 기준금액을 초과할 수가 없기 때문에 역시 환자 설득과 해명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일부 의료기관에서는 환자를 다른 곳으로 빼앗기지 않기 위해서 10만원~15만원 정도 하는 무통분만 주사비를 병원측이 손해보면서까지 시술해주는 등의 부작용까지 초래되고 있다. 역시 산부인과 및 일반외과에서도 시술의 간편성이나 회복력이 빠르기 때문에 선호도가 높은 복강경 수술 분야도 장비의 재료대 가격이 높아 환자가 원하는 의료욕구를 그대로 충족시켜 줄 수 없다는 것이다. 더구나 미국 등 선진국의 교과과정에서는 맹장염 수술의 가장 우수한 수술법으로 권장될 정도인 복강경 장비사용이 일반화돼 있다. 그러나 국내서는 DRG로 묶여 이미 세계적으로 보편화된 치료법 마저 시술받을 수 없는 문제점이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이같이 적정진료와 보험재정만을 내세운 DRG 시범사업에 대해 한 병원장은 『환자의 의료욕구나 치료의 선택권을 외면하고 있는 DRG 시범사업이 타당성을 갖기 위해선 질환의 특수성에 따라 환자의 요구를 배려한 예외규정을 두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하면서 『신기술 개발이나 시행을 고려한 좀더 세분화된 DRG 수가체계가 만들어지는 것도 급선무』라고 강조했다. 신정섭기자SHJS@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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