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들어 국내 기업공개(IPO)시장에 이상기류가 흐르고 있다. 증시 상승세로 기업공개가 문전성시를 이룰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지만 실제로는 가뭄에 콩 나 듯 IPO 관련 청약이 좀처럼 진행되지 않고 있다. 4일 공모주 청약 정보사이트인 아이피오스탁에 따르면 올 들어 이 달 까지 공모주 청약을 실시했거나 예정 중인 기업은 24개사에 그쳤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34개사)에 비해 30% 이상 줄어든 것이다. 특히 IPO시장의 비수기인 2, 3월이 지났지만 증시 상장을 위해 공모주 청약에 나서는 기업은 그리 많지 않다. 4월 이후 6월까지 3개월간 공모주 청약을 받았거나 예정된 기업은 10개사에 불과하다. 지난 해 4월에서 6월까지 모두 20개사가 증시 입성을 위한 공모주 청약을 실시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최근 IPO 시장이 썰렁한 상황이다. 6월 IPO시장도 낙관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올해 상반기 최대어로 꼽히는 하이마트의 경우, 조건부 승인을 받아 증권신고서 제출 등 상장 추진이 다소 지연되고 있다. 하이마트는 최근 차입매수(LBO) 관련 법률자문서를 한국거래소에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거래소 측 관계자는 “하이마트는 조건부 승인을 받아 현재 상장 승인 효력이 정지된 상태”라면서 “제출한 법률자문서 등이 상장위원회에서 조건에 충족한다고 결정 난 뒤 증권신고서 제출 등 상장일정 추진이 가능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한국거래소로부터 상장예비심사청구서 심의 결과 상장 적격 판정을 받은 기업은 총 18개사에 이르는데 이 가운데 상장을 본격적으로 추진하는 곳은 코오롱플라스틱을 포함해 10개사에 불과하다. 이처럼 증시 상장 추진이 뜸한 이유는 올 들어 공모가를 중심으로 한 금융당국의 감독이 한층 강화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골프존과 케이티스카이라이프 등이 적정 공모가 문제로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정정요구를 받은 뒤 희망 공모가밴드를 한 단계 낮추자 기업공개를 추진하는 기업들이 공모가 산정 부분에 한층 신경을 쓰면서 상장일정이 다소 늦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 증시 상장을 진행 중인 한 장외기업 관계자는 “희망 공모가밴드를 설정하는데 정성을 들이는 등 상장 일정에 제동이 걸리지 않도록 매우 신경을 쓰고 있다”고 말했다. 한 증권사 고위 관계자는 “최근 IPO 관련한 기업의 움직임이 다소 둔화된 요인은 금융당국의 감독 강화에 있다”면서 “대부분의 장외기업들이 공모가와 관련해 상장 일정에 차질이 생길 것을 염려해 IPO 추진에 신중을 기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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