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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 인터뷰] 찰스 암스트롱 美컬럼비아대 교수(한국학연구소장)

"오바마 집권 2기, 다각적 대화 재개 등 대북정책 변화 올 것"



"독도는 한국 땅… 日 이해할 수 없다"
[특별 인터뷰] 찰스 암스트롱 美컬럼비아대 교수(한국학연구소장)"오바마, 한국에 對北정책 주도권 주지 않고 적극 개입할 것"

뉴욕=이학인특파원 leejk@sed.co.kr
























6자회담 보단 남북·북미·한미 접촉 강화 예상
'퍼주기' 아닌 개성공단식 개방 유도 바람직

영토분쟁 아시아서 미국 평화 수호 역할 중요
독도문제 日 이해안돼… 한국 지지로 결론 기대

"지난 4년간 버락 오바마 행정부는 북한에 대해 '전략적 인내(Strategic Patience)' 정책을 취했지만 이는 북한 문제를 한국에 맡겨놓은 채 사실상 아무것도 하지 않은 것입니다. 중동 문제 해결이 시급했기 때문입니다. 2기 오바마 행정부는 북한 문제를 다룰 '여유'가 있습니다. 적극적인 역할을 할 것입니다."

찰스 암스트롱 컬럼비아대 역사학과 교수(한국학연구소장)는 2기 오바마 행정부 출범을 계기로 미국의 대북한 정책에도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국 태생인 암스트롱 교수는 미 국무부 고문을 지내는 등 미국에서 손꼽히는 북한 문제 전문가다.

서울경제신문은 지난 13일(현지시간) 뉴욕 컬럼비아대 연구실에서 그와 인터뷰를 갖고 2기 오바마 행정부 출범에 따른 미국의 아시아 정책 변화, 북한 문제에 대한 해법 등을 들어봤다. 그는 한국과 미국의 새 정부 출범을 계기로 한반도에서 남북 간, 북미 간 대화 등 다양한 차원의 대화가 재개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암스트롱 교수는 현재진행 중인 한국 대선에서 주요 후보들이 남북관계 개선을 표명하고 있는 것과 관련해 이는 바람직하지만 북한에 대한 접근은 과거 햇볕정책처럼 일방적인 지원이 돼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개성공단이 하나의 예가 될 수 있는데 한국이 관리하고 북한과 함께 일하는 방식을 통해 북한의 경제를 개발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바마 집권 2기의 미국 외교정책이 아시아 중심(pivot to Asia)이라고 한다. 의미는 무엇인가.

▦중동 문제에서 미국의 역할이 축소되고 있는 반면 아시아 지역에서 미국 역할의 중요성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한국과 일본은 미국의 강력한 동맹국이며 중국은 경제적인 파트너인 동시에 지역 팽창적인 정책을 추구하고 있어 미국으로서는 견제의 필요성을 느끼고 있다. 아시아 지역에서 당면한 미국의 과제는 북한의 핵 문제 해결과 중국과 일본의 충돌을 막는 등 역내 평화를 유지하는 것이다.

-중일 사이의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분쟁에서 드러나듯 아시아 국가들 사이에서 민족주의 움직임이 커지고 있다. 최악의 상황도 염두에 둬야 하나.

▦중일 사이의 군사적 충돌도 상정할 수 있지만 그 결과의 심각성을 감안할 때 현실적으로 그렇게까지 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본다. 미국은 역내 안정이 중요하기 때문에 '평화 수호자(peace keeper)'로서의 역할을 확대하려 한다.

-독도를 분쟁지역화하려는 일본의 움직임이 노골적이다.

▦독도 문제는 센카쿠 문제에 비해 위험한 상황은 아니다. 아무리 객관적으로 봐도 민족주의를 빼고는 일본의 입장을 이해하지 못하겠다. 역사적으로 볼 때 독도가 한국의 영토라는 사실은 분명하다. 미국도 이 문제에 대해 분명한 입장을 밝혀야 할 때가 다가오고 있다. 두 동맹국이 분쟁을 지속하는 것을 지켜볼 수만은 없다. 지난 9월 힐러리 클린턴 국무부 장관의 입장표명도 이 연장선상에 있는 것이다. 한국의 입장을 지지하는 쪽으로 결론을 내리지 않을까 기대한다.

-지난 4년간 오바마 행정부의 북한 핵 문제 대응을 평가하면.

▦지난 4년간 미국은 한국 정부에 북한 문제를 '아웃소싱'했지만 그 결과는 실패였다. 천안함 사건, 연평도 포격 등 남북 간 충돌이 이를 증명한다. 북미 사이의 '2ㆍ29 합의'도 북한의 로켓 발사로 수포로 돌아갔다. 이런 사이 북한은 핵개발을 진전시켰고 앞으로도 계속할 것이다.

-미국의 대북한 정책은 어떻게 변할 것으로 보나.

▦수명을 다한 6자회담이 재가동될 가능성은 없다. 미국은 직접적인 대화를 포함한 북한 접촉을 강화하며 적극적인 개입으로 방향을 전환할 것이다. 남북 간, 북미 간, 그리고 한미 간의 다각적인 대화채널이 가동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북한이 핵무기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에서 돌파구는 쉽게 열리지 않을 것이다. 과거 미국은 북한이 핵무기를 포기해야만 지원하겠다고 했는데 북한이 앞으로도 이러한 조건을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다. 북한이 더 이상 핵개발을 진전시키지 않고 점진적으로 핵능력을 줄이면 미국이 그에 상응하는 조치들을 단계적으로 취하는 것이 현실적이다.

-북한에서 김정은 체제가 출범한 지 1년 가까이 됐다. 정권의 안정성은 어떻게 보나.

▦일부 전문가들은 북한의 붕괴 가능성을 늘 주장하지만 실질적으로 그런 증거는 없다. 6월 평양ㆍ원산ㆍ함흥 등을 둘러봤는데 표면적으로 북한은 매우 안정적이었다. 물론 정권 핵심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를 알 수는 없다. 내가 본 느낌으로는 북한 체제가 여전히 작동하고 있었다. 그러나 평양과 그 이외 지역의 격차는 갈수록 커지고 있었다.



-김정은이 자신의 아버지와 달리 일부 개방적이고 유연한 자세를 보이고 있다. 이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나. 일종의 제스처인가, 아니면 실질적인 변화의 조짐인가.

▦김정은 혼자서 북한을 이끌어가고 있는 것은 아니다. 군과 당 등이 함께하는 집단지도 체제라고 봐야 한다. 김정은이 변화를 추구하더라도 이는 매우 제한적이며 느리게 진행될 것이다. 한국과 미국은 이러한 변화의 신호를 포착, 대응해야 한다. 북한이 핵개발을 포기하지 않겠지만 부분적이나마 개방을 추구할 것이라는 점에서 한국과 미국은 위기와 기회를 동시에 맞게 될 것이다.

-한국 대선에서 주요 3명의 후보가 남북 간 관계개선을 내세우고 있다.

▦야당의 문재인 후보는 말할 것도 없고 박근혜 후보가 대통령이 되더라도 북한과 적극적으로 대화에 나설 것이다. 최근 수년간 남북관계는 지속적으로 악화됐고, 특히 지난 2년간은 한국전쟁 이후 최악이라고 할 수 있다. 차기 한국 정부가 남북관계를 어떻게 풀어나가느냐가 굉장히 중요하다. 미국이 더 이상 한국에 대북한 정책 주도권을 주고 따라가지는 않을 것이다.

-그렇다면 차기 한국 정부는 북한 문제를 어떤 방향에서 접근해야 하나.

▦기본적으로 한반도의 평화가 지켜져야 한다는 전제에서 출발해야 한다. 경제적인 측면에서 북한을 도와야 하고 인적교류를 확대해야 한다. 이는 통일에 대비한 것이다. 그러나 햇볕정책처럼 북한 지도부에 대한 일방적인 퍼주기는 좋은 방식이 아니다. 개성공단 모델처럼 한국이 개입하고 관리하며 북한과 함께하는 방식이 바람직하다. 또 북한의 개방을 유도하기 위해서라도 외부와 소통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북한을 방문했을 때 한국인을 더 이상 찾아볼 수 없어서 매우 슬펐다. 주민과 주민 사이의 만남이 보다 활성화돼야 한다.

-북한 문제에 대한 책을 쓰고 있는데.

▦1950년대에서 1980년대까지 북한의 대외관계를 다룬다. 북한은 주변국에 비해 경제적ㆍ군사적인 면에서 약자지만 중국과 러시아로부터 독립적이면서도 자신들이 필요한 지원을 이끌어냈다. 그리고 내부적으로는 강력한 억압정책을 폈다. 그래서 책 제목을 '약자의 폭정(the Tyranny of the Weak)'이라고 정했다. 내년 봄에 출간한다.


■암스트롱 교수는

한국 태생의 동북아시아 전문가
균형잡힌 시각으로 美서도 신뢰

찰스 암스트롱 교수는 한국 현대사와 동북아시아 문제에 정통한 학자다. 그는 지난 1962년 대구에서 한국인 어머니와 미국인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났다.

두 살 때 미국으로 건너와 성장했다. 그는 예일대 졸업 후 중국에서 체류하며 조선족을 만난 뒤 북한 문제에 관심을 가졌고 이것이 계기가 돼 한국학을 연구하게 됐다. 시카고대학원 시절 브루스 커밍스 교수에게서 사사했다.

그는 과거 조지 부시 정부 시절 네오콘들과 달리 일관되게 미국의 대북정책이 대화를 통한 온건노선을 걸어야 한다고 주장해왔으며 북한에 대한 균형감 있는 시각으로 미국 내에서 큰 신뢰를 받고 있다.

북한 관련 다양한 저술로도 유명하다. 특히 미군이 한국전쟁 중에 노획한 자료를 토대로 북한 정권의 탄생과정을 그린 '북한의 혁명'은 냉전적 시각에서 벗어나 북한에 대한 새로운 접근법을 모색한 저서로 평가 받고 있다.

◇약력 ▦1962년 대구 ▦1984년 예일대 졸업(중국학) ▦1988년 런던정경대 국제관계학석사 ▦1994년 시카고대 역사학박사 ▦1996년 컬럼비아대 교수 ▦2001년~ 컬럼비아대 한국학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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