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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은 맞춤형 인재 '쏙쏙' 대학은 취업률 '쑥쑥

채용에 국가직무능력표준 활용했더니<br>롯데·NHN 등 도입 기업 채용담당자 만족도 커<br>중기는 경력개발 기회 제공으로 인력 이탈 막아

식당에서 음식을 시켰는데 원하던 맛이 아니면 화가 나기 마련이다. 오늘날 신규인력을 채용하는 기업의 상황이 바로 이렇다. 현장 직무에 대한 지식이 부족하거나 불필요하게 스펙 수준이 높다는 것이다. 기업은 경력을 선호하거나 일단 신규로 채용한 뒤 적잖은 비용을 들여 재교육하는 실정이다.

만약 음식점에서 손님이 미리 어떻게 음식을 만들어달라고 세세하게 지침을 주면 어떨까. 이런 생각에서 고안된 것이 국가직무능력표준(NCS)이다. NCS는 특정 직무에서 필요로 하는 역량을 체계적으로 정리한 것이다.

기업에서 청년을 채용할 때 NCS를 평가 기준으로 삼을 수 있다. NCS를 기반으로 평가하면 학력ㆍ학벌 등의 스펙을 요구할 필요 없이 직무능력을 검증하는 데 집중할 수 있게 되므로 청년과 기업 모두에 윈윈(win-win)이다.

회사를 다니는 근로자를 평가할 때도 쓸 수 있다. NCS는 직무 수준과 경력별로도 요구되는 능력을 정리해놓고 있기 때문이다. 근로자 입장에서는 수준별로 요구되는 능력을 보면서 어떤 식으로 경력을 개발해나갈지 계획할 수 있다.

고용노동부는 지난 8월 ‘핵심직무역량 평가모델’을 롯데ㆍNHNㆍ우리은행 등 30개 기업에 보급했다. 인재를 뽑을 때 서류전형ㆍ필기ㆍ면접 등 전형별로 직무능력을 제대로 평가할 수 있는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것으로 NCS를 기반으로 만들어졌다.

입사지원서에는 으레 적어냈던 학력ㆍ학점ㆍ영어점수 등을 적는 문항이 없다. 대신 해당 직무와 관련한 교육ㆍ경력ㆍ활동사항 등을 중점적으로 물어본다. 필기시험도 직무역량을 평가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현대모비스ㆍCJ푸드빌ㆍ대우건설 등이 하반기 공채에서 핵심직무역량 평가모델을 실제로 적용해 신규인력을 채용했다. 인재를 평가하고 채용하는 과정이 늘 고민이었던 기업 인사담당자들이 크게 반기고 있다.



교육 현장의 모습도 바뀌고 있다. 폴리텍대는 2008년부터 NCS를 교육ㆍ훈련 과정에 반영하고 있다. 장봉기 폴리텍대 금형디자인과 교수는 “NCS는 ‘어떤 직무의 어떤 업무는 어떠어떠한 능력을 갖춰야 한다’고 세세하게 알려주기 때문에 학생들 입장에서는 지름길만 선택해서 능력을 개발하게 되는 셈”이라며 “기업 입장에서도 이런 교육을 받은 학생들은 ‘쓸 만하겠구나’고 여기지 않겠나”고 말했다.

실제로 폴리텍대 화성캠퍼스는 반도체 표면처리 교육 과정에 NCS를 도입한 후 취업률이 약 10% 오르는 성과를 거뒀고 인천캠퍼스는 전문가 평가 결과 NCS 기반 훈련 수료생의 직무능력이 7점 만점에 5.58점이라는 높은 점수를 받기도 했다.

기업 현장에서도 NCS가 쏠쏠하게 쓰이고 있다.

중소기업의 가장 큰 고민은 인력유출이다. 4~5년 정도 인력을 키우면 대기업으로 옮기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직원들에게 중소기업에서도 경력을 개발할 수 있다는 비전을 제시해야 할 필요가 절실했다. 금속소재 개발업체인 현진소재의 정현진 미래교육원장은 “2010년 NCS를 활용해 만든 경력개발제도를 도입한 후 직원들의 사기가 눈에 띄게 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현진소재는 인사평가에 NCS를 활용했다. 현장직의 경우 업무능력을 평가할 수 있는 명확한 지표가 없어 성실성ㆍ리더십과 같은 추상적인 항목으로 평가하다 보니 ‘형평성이 없다’는 불만이 많았다. 그런데 NCS를 활용한 업무평가를 도입하자 직원들이 ‘평가가 개선됐다’며 능력에 따라 보상을 달리해달라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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